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해외 각지서 찾는 현대車 로봇 직접 입어보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르포]현대차 중앙연구소 인간편의연구팀 개발 의료용 로봇 시현현장 방문]

"해외 전시회 등을 통해 이런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가 나가면 신기하게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사고 싶다는 연락이 옵니다."

머니투데이

현대차 중앙연구소의 현동진 박사/사진제공=현대차


최근 경기도 의왕에 있는 현대자동차 중앙연구소에서 만난 현동진 박사(사진)는 현재 개발 중인 '의료용 착용로봇(H-MEX)' 시현을 준비하면서 꺼낸 말이다.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인 만큼 예상외로 관심이 뜨겁다는 설명이다.

현 박사는 현재 자동차부문 연구개발본부 내 인간편의연구팀 파트장을 맡고 있다. 의대(카톨릭)를 다니다 중퇴하고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를 졸업했다. 그러다 미국 UC버클리대에서 박사학위 과제로 외골격형 로봇을 연구하며 본격적으로 로봇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메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으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로봇으로 유명세를 탄 '치타' 개발에 참여했다. 2009년 중앙연구소 출범과 함께 연구가 시작된 현대차의 착용로봇 개발도 현 박사가 힘을 보태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머니투데이

현대차의 의료용 착용로봇(H-MEX)/사진제공=현대차


현 박사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기기 전시회인 '2017 CES'에서 공개된 'H-MEX'는 3세대 모델로 양산을 위해 무게도 대폭 줄이고 모양도 직선 형태로 바꾼 것"이라며 "당시 그 어떤 세련된 자동차 모델들보다 한수위 콘셉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현 박사가 속한 연구팀은 'H-MEX' 양산 시기를 2020년으로 잡고 국내 대학병원 2곳과 1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일단 4개월간의 임상 과정을 거쳐 나온 임상참여자들과 의료진으로부터 의견을 접수해 성능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양산 후 판매에 필요한 각종 인증시험도 준비 중에 있으며 내년엔 해외병원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 박사는 'H-MEX' 기술에 대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그는 "손쉽게 착용이 가능하고 일단 입으면 몸을 지탱해주기 때문에 별도로 힘을 줄 필요없다"며 "리모컨 형태로 조작이 가능하고 휴대폰과 연동을 통해 사용자 맞춤형 설정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실제로 걸어보면 빠르게 느껴지는데 보통 사람 보행속도와 비슷하다"고 전제하면서 "앉기와 서기는 물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자유롭다"며 'H-MEX'를 입고 직접 시현해 보였다.

기자도 한번 입어보란 말에 착용해봤는데 생각했던 것과 달리 조작이 쉬웠다. 연구팀은 하반신 마비 환자에 맞춰진 만큼 정상인의 경우 자연스럽게 힘을 주기 때문에 처음에 움직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했지만 의외로 걷는데 불편하지 않았다.

머니투데이

기자가 직접 현대차가 양산을 목표로 개발중인 '의료용 착용로봇(H-MEX)'을 입고 시현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현 박사는 "경쟁사 제품이 나와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양산형 모델의 가격을 대략 시장가(1억원 수준)의 절반 정도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교통 약자들이 현대차의 로봇을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됐으면 좋겠다"며 "자동차회사가 로봇을 연구하고 만드는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왕(경기)=최석환 기자 neokism@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