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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브루스 베넷 "진화하는 북핵 위협에 필요한 건 강력한 한·미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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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브루스 베넷 박사


미국의 대표적 군사·안보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박사는 북핵 위협이 추후 한반도 안보 상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게임 체인저'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포함한 한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증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 고등교육재단 초청으로 21일 한국을 찾은 베넷 박사는 이날 오후 역삼동 재단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진화하는 한국 안보의 도전'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북핵 위협과 이에 대응하는 한국의 전략에 대해 약 1시간가량 강연을 펼쳤다. 베넷 박사는 한국의 추가 사드 배치(2~3개 포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대표적인 '사드 찬성론자'이기도 하다.

베넷 박사는 이날 강연에서 북한의 핵보유량이 증가하면 핵의 용도가 '정권 생존' 수단을 넘어 전략적 용도로 다변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핵을 소량 보유했을 때는 김정은 정권 유지를 위한 방어 수단으로써의 가치만 있지만 보유량이 늘어날수록 전쟁 발발 시 한국의 주요 군사·항만 시설 곳곳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적 무기로 진화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1월 국방부가 발간한 '2016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현재 10여kg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존 40여kg에서 50여kg으로 증가했다는 것인데 핵무기 1개당 6kg의 플루토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북한은 현재 최소 8개 이상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

베넷 박사는 이날 자신의 연구 결과를 통해 10kt급 핵폭탄이 서울에 투하될 경우 최소 18만 명이 사망하고 16만명이 다치는 등 34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의료 시스템이 마비될 경우 "134만 명의 시민이 부상을 입고 병원을 찾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베넷 박사는 이런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군이 핵과 미사일 등 북한의 대량상살무기(WMD)를 선제 타격하는 능력을 키우고 한국의 미사일 방어시스템(MD)의 향상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MD능력 향상과 관련해서는 곧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는 주한 미군의 사드 역시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베넷 박사는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국군의 상비 병력 감소가 한국 안보에 또다른 불안정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베넷 박사는 현재 감소 추세로는 "2020년께 한국의 안보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고 남북 통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69만명 수준의 상비 병력을 유지해야 안보 불안을 덜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생화학무기 전문가이기도 한 베넷 박사는 "사린가스 1t을 여의도 3배 면적(약 8∼9㎢) 도심에 살포하면 최대 23만명이 죽거나 다칠 것"이라며 북한의 생화학전 위험성을 강조했다. 1980년대부터 각종 생화학무기를 비축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은 현재 2500톤 이상의 생화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베넷 박사는 이런 안보 위협에 대해 "한반도 유사시 대응할 한국 지상군의 규모가 작고 중국의 전쟁 개입 가능성이 크므로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한 강력한 한·미 동맹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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