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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김진수 베스파 대표 “‘킹스레이드’ 흥행 유저 덕분…초심 잃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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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진수 베스파 대표 “3전4기 끝 흥행 사례 ‘얼떨떨’”

“상식적 과금모델 주효…월매출 100억 목표 ‘향후 IPO 노려’”

매경게임진

최근 모바일게임 ‘킹스레이드’의 흥행으로 주목을 받는 개발사 베스파의 김진수 대표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때로는 개발자의 고집을 내세우지만 이용자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열린 소통을 이어간다는 생각이다. 또 향후 회사의 규모를 키워 재미있는 게임 만들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대한 꿈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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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부끄러운 이야기인데 다행히도 우리 게임이 재미있나봐요. 이용자가 보기에 상식적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핫(hot)한 게임을 꼽으라면 베스파의 ‘킹스레이드’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달 출시된 이 게임은 공개 당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국내 시장에서 열손가락안에 드는 흥행작이다. 얼마 전에는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5위에도 올랐다. 대형 퍼블리셔들도 쉽게 달성하지 못하는 매출 순위 기록에 한국 중소개발사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얻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게임을 개발한 베스파의 김진수 대표는 다소 얼떨떨해 보였다. 지금의 흥행이 믿기지 않기도 하고 갑작스러운 세간의 관심과 기대감이 부담스러운 느낌도 있다. 그러나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고 그것을 이용자가 좋아해준 것은 기뻤다.

김 대표는 “구멍가게에서 할만한 게 나왔다고 입소문이 났다. 분명히 유저들이 만들어준 결과다”며 “이렇다할 대작도 많지 않았고 운도 좋았던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 이용자들 입소문 타고 매출 톱10 진입 ‘기쁨’

“돈과 관련해서는 계속 힘들었어요. 시작하자마자 돈이 떨어져 전세자금까지 투입했고 망할까 싶을 때 겨우 투자를 받아 회사를 이어갔지요. ‘킹스레이드’도 4월에 출시하려고 했는데 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빨리 내놓았어요. 배수의 진을 치는 마음이었어요.”

2013년 설립된 베스파에게 ‘킹스레이드’는 첫 작품은 아니다. 비트몬스터라는 리듬게임을 출시한바 있다. 출시하지 못한 작품도 하나 있다. 그 과정에서 벌써 세 차례나 위기를 겪었다. ‘킹스레이드’가 실패했으면 이번에야 말로 문을 닫았을지도 모른다.

김 대표는 “원래 자체 서비스를 하려다가 판권료나 광고비 도움이 필요해 지난해 고민 끝에 퍼블리셔를 만나기도 했다”며 “그러나 잘 안됐고 정말 배수의 진을 치는 마음으로 (자체적으로) 출시했다”고 소개했다.

사실 ‘킹스레이드’도 초반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변변한 마케팅도 없이 출시한 중소게임 개발사 작품의 한계인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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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킹스레이드’의 흥행에 얼떨떨하면서도 “다행히 우리 게임을 재미있어하는 것 같다”며 “운도 좋았지만 흥행은 분명히 이용자가 만들어준 결과”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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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입소문을 탔다. 추천게임으로 선정되며 이용자 유입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잔존율도 높았다.

이에 힘입어 매출이 쑥쑥 성장했다.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는 3월 들어 수직 상승했다. 지난 14일에는 매출 5위까지 올랐다. 지금도 매출 순위 10위 내에 이름을 올리며 소위 ‘대박’이 났다.

김 대표는 “바이럴을 탔던 것이 주효했다”며 “광고 홍수 속에서 자신들이 직접 판단했다는 자부심도 이용자들에게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 기본에 충실한 게임성·과금 유도 적은 비즈니스 모델 ‘주효’

“아마 이용자들은 재미만 있으면 우리가 결제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구매를 유도하는 게임도 많고 너무 뽑기에만 의존하는 게임도 많으니까. 그런 게임과 다른 모습을 좋게 본 것 아닌가 싶어요.”

‘킹스레이드’의 흥행은 베스파를 일약 스타로 만들었다. 중소개발사가 직접 서비스해 낸 성과라 더욱 주목을 받는다. 마케팅도 없이 입소문과 게임성만으로 낸 성과라 더욱 그렇다.

주변에서도 축하의 말이 많다. 김 대표의 지인은 ‘독립개발사의 힘을 보여줘서 고맙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김 대표는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대단한 생각으로 게임을 출시한 것도 아니고 무엇인가를 보여주겠다는 사명감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는 지금의 성공에 대해 특별히 말을 하는 것도 조심스러워 했다. 대단한 사람처럼 자신을 내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그럼에도 그가 덧붙이는 한 마디가 있다. 좀 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다. 이는 ‘킹스레이드’의 성공을 그 나름대로 분석하며 내린 결과 때문인 듯 했다.

사실 그는 ‘킹스레이드’의 인기비결에 대한 질문에 ‘부끄럽지만 우리 게임이 재미있나봐요.’라는 말로 운을 뗐다. 분명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지만 얼마나 재미있게 받아들여질지는 확신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모든 게임이 저마다 재미를 보유하고 있다며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단순히 재미가 있었기 때문에 ‘킹스레이드’가 성공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나름의 판단을 통해 내린 결론 몇 가지를 꺼냈다. 첫째는 ‘킹스레이드’가 다른 게임에 비해 상식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것으로 보인 것 같다는 점이다. ‘킹스레이드’는 여타 게임과 달리 캐릭터 뽑기가 없다. 특정 금액을 지불하고 사는 형태다. 한국 시장에서는 낯선 방식이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호응했다. 아무리 돈을 써도 뽑을 수 없는 형태보다는 차라리 정해진 돈을 지불하는 것을 선호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두 번째는 과도한 구매 유도가 없었던 점이다. 많은 게임들이 접속하자마자 수많은 결제유도창이 뜨곤 한다. 매번 구매창을 닫아야하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스트레스다. 반면 ‘킹스레이드’는 없다.

김 대표는 “한국 이용자들은 정말 게임을 좋아하고 재미있게 만들면 알아서 돈을 쓰시는 분들”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과금 유도를 높이지 않고 게임을 만든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 시절 게임을 즐겼던 경험을 비추면 게임은 저렴하면서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유희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너무 많은 돈을 쓰지 않는 방향으로 고쳐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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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의 올해 목표는 월 매출 100억 원 만들기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불가능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향후에는 기업공개를 통해 더 큰 회사로 만들고 싶다는 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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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투자는 성공하면 당연히 할 일…재미만 추구하는 개발환경 ‘꿈’

“당장은 아니지만 외부 투자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에요. 저희도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아서 지금까지 왔거든요. 잘되면 당연히 할 일이지요. 마찬가지로 지금은 아니지만 외부 투자 유치도 고민하고 있어요. 회사 성장을 위해서 필요하니까요. 회사를 크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김 대표는 올해 월 매출 100억 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못할 것도 없다고 본다. 이미 ‘서머너즈워’ 같은 글로벌 히트작은 연간 수천억 원을 번다. 안될 수도 있지만 도전해 본다.

향후에는 기업공개(IPO)도 꿈꾼다. 대략적인 목표 시기는 내후년부터다.

그가 기업공개를 꿈꾸는 이유는 명확하다. 더 큰 회사,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자 함이다. 그리고 근간에는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자리하고 있다.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개발환경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넥슨이나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같은 회사가 더 커져야 한다. EA나 액티비전블리자드 같은 회사와 어깨를 겨누고 양질의 콘텐츠로 정면 승부할 수 있는 규모와 체제를 갖춰야 한다”며 “최근 출시된 ‘젤다의 전설’은 450명이 만들었다. 개발자가 장인 정신을 가지고 집요하게 재미만 팠다. 그러기 위해서는 규모가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솔직히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어요. 업데이트하느라 바쁘지요. 가끔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그래도 유저분들에게 정말 감사해요. 밤 10시에 공지 올리면 늦게까지 고생한다고 메일 보내주시거든요. 언젠가 한우 먹고 인증할거에요.”

김 대표는 이용자들에게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게임을 개발해 가겠다는 약속도 했다. 매일 카페에서 응원을 하는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지속한다는 이야기다.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해서도 좀 더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시스템을 계속 도입하겠다는 말도 잇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달 중 여섯 번째 챕터가 나올 것이고 한계돌파 시스템도 선보인다. 다음달에는 월드 보스와 같은 협력 시스템도 업데이트할 것”이라며 “많은 걱정을 하시는데 생각보다 콘텐츠 준비도 잘 돼 있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임영택기자 ytlim@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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