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망 사용료·법인세 등 회피 논란
반칙 지적해도 소송으로 법리 공방전
사이먼 칸 구글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 부사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광장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Google for Korea) 2024' 행사에서 국내 파트너십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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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진출 20년 된 구글이 여러 분야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법인세 회피 논란을 비롯한 인앱결제 강제, 망 무임승차 등의 행위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갈등이 깊어지면서다. 기술력을 앞세운 구글이 한국 시장을 지배하다시피 하며 엄청난 수익을 거두면서 사회적 책임은 모르는 척하는 문제아가 됐다는 비판 강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
6일 ICT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구글의 시장 지배력 남용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①구글이 자사 결제시스템(인앱결제) 이용을 강제하고 있다는 논란이 대표적이다. 구글이 2020년 최대 30% 수수료를 물리는 인앱결제 방식을 강제하자 국회가 2021년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법(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했다. 하지만 구글은 '인앱 내 제3자 결제' 방식으로 법을 우회하는 꼼수로 여전히 막대한 수수료를 챙겨가고 있다.
②구글이 유튜브를 통해 국내 동영상 시장을 장악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다는 비판도 크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들은 망 사용료를 내지만 구글은 피하려 한다는 것.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분석을 보면 구글은 유튜브 고화질 영상을 유료화함으로써 최대 6,642억 원의 경제적 편익을 얻으면서 국내 통신망에 추가 트래픽 부담을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의원은 "국내 인터넷 전체 트래픽의 30.6%를 차지하는 구글이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건 인터넷 생태계의 공정한 비용 부담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③구글은 매출을 실제보다 줄여 신고해 법인세 납부 책임을 회피한다는 논란도 빚고 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가 최근 한국재무관리학회에 낸 연구보고서를 보면 구글코리아는 2023년 광고와 앱마켓 수수료, 유튜브 구독 서비스 등으로 약 12조1,350억 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구글이 실제 납부해야 할 법인세 규모는 6,000억 원이 넘는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구글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을 3,653억 원으로 신고했고 법인세는 155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망 사용료 회피하고 법인세도 과소 납부 논란
그래픽=이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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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반칙' 행위를 지적해도 구글이 소송으로 맞대응을 하기 때문에 개선이 없다는 점이다. 구글은 현재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 등과 행정 소송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이 2020년 추징한 법인세를 놓고 구글이 법리 공방을 펼치는 게 대표적이다. 국세청은 국내에서 발생한 구글플레이 매출은 구글코리아 매출로 봐야 한다고 보고 5,000억 원을 추징했지만 구글코리아는 서버(데이터센터)가 싱가포르에 있어 싱가포르 소재 구글아시아퍼시픽 매출로 잡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구글은 공정위나 개보위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도 대부분 내지 않았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모바일게임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구글은 앱마켓 경쟁 방해 행위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과징금(421억 원)을 부과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인앱결제 강제 금지 등 부당행위로 구글에 475억 원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고 했지만 방통위 파행을 이유로 의결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구글이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규제 당국에 낮은 자세로 협조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구글은 지난해 9월 미국 30여 개 주와 소비자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 해결을 위해 7억 달러(약9,300억 원) 규모의 합의금 지불을 약속했고 유럽연합(EU)의 각종 독점행위 제재에도 협조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갈 때마다 국내 규제 당국은 제때 대처하지 못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묻는 상황인 만큼 국내에서도 더 긴밀한 대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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