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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화성산업, 알짜 백화점 과감히 접고 대구 건설名家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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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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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8일 대구 경제계는 크게 술렁였다. 유통업과 건설업을 두 축으로 성장해 온 대구 간판기업인 화성산업이 자사 백화점이던 '동아백화점'을 매각한다고 전격 발표한 것이다.

화성산업의 이런 결정은 당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1972년 문을 연 후 38년간 동아백화점을 운영해 온 화성산업이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유통업을 정리한다고는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게다가 유통업은 회사 전체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적지 않은 기여를 해 왔다.

하지만 화성산업의 판단은 달랐다. 당시 대구에는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등 대형 백화점들이 잇달아 진출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이런 상황에서 화성산업은 대형 유통업체와의 경쟁은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유통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당시 건설업 불황까지 겹치면서 자금 유동성도 어려움에 직면한 상태였다. 이 같은 내우외환의 위기로 인해 화성산업은 이랜드그룹에 동아백화점 5개 매장과 쇼핑센터 등을 2680억원에 일괄 매각했다. 그로부터 7년이 흐른 지금 그 결정은 '신의 한 수'로 평가받고 있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당시에 그 상태로 갔다면 유통과 건설 모두 부실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화성산업은 유통 부문을 매각한 지 7년 만에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건설업에만 집중한 덕분에 대구·경북 지역 시공능력평가액 순위에서도 12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21일 화성산업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2010년 유통업을 매각한 이후 사상 최대인 4943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대비 매출액이 3% 정도 늘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439억원으로 2015년(247억원)에 비해 77% 증가했고 순이익도 지난해 337억원으로 2015년(234억원)에 비해 38% 늘어나는 등 실적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런 성과에 따라 2016년 화성산업의 주당 배당금도 680원으로 2015년(주당 배당금 520원) 대비 30% 늘어 주주들의 주머니도 예년보다 두둑해졌다.

화성산업의 성장은 결국 유통업을 청산하고 건설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화성산업은 2010년 이후 위험 부담이 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사업은 자제하고 대구 일원 등에 추진 중인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주택사업에 집중했다. 이로 인해 화성산업은 대구 재건축 사업 발주 물량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매출 외형 확대를 위해 공공발주된 공사들을 수주하는 이른바 '도급사업'에 집중했다. 자체 분양한 아파트들이 성공적으로 분양과 준공을 끝낸 점도 매출 증대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올해 화성산업은 사상 최대 규모인 수주액 1조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도 역외 수주 비중을 높여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집중하고 건축·주택 부문 등 사업부문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홍중 화성산업 대표이사는 "올해로 창업 59주년을 맞은 화성산업은 건설 명문기업으로 도약했다"며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올해도 새로운 도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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