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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연합시론] 서울 공기 질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나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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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21일 오전 서울의 공기 질이 세계 주요 도시 중에서 두 번째로 나빴다고 한다. 전 세계 대기오염 실태를 모니터하는 다국적 커뮤니티 '에어비주얼(AirVisual)'이 보여준 결과다. 에어비주얼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한국시각)를 기준으로 서울의 공기품질지수(AQI·Air Quality Index)는 179였다. 187을 기록한 인도 뉴델리에 이어 두 번째로 공기 오염이 심한 상태였다. AQI는 대기 중 초미세 먼지, 미세먼지,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등 오염물질의 양을 종합해 산출한다. 중국의 청두(169), 베이징(160)과 비교해 봐도 서울의 공기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분명하게 드러난다. 서울에 인접한 인천도 139로 8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실제로 이날 오전 서울의 하늘은 뿌옇게 흐려진 상태였고, 출근길 시민 중에는 눈이 침침하다거나 목이 답답하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황사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고, 이 정도면 숨이 막힐 지경이라는 불평이 나오기도 했다. 기상청은 20일 저녁부터 서울ㆍ경기 일원에 초미세 먼지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노약자 등의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기상청은 "대기 정체로 인해 국내외에서 발생ㆍ유입한 미세먼지가 쌓이면서 초미세 먼지 농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식해 21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 대책을 점검했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 등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을 즉시 보완토록 지시했다.

미세먼지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한 것은 여러 해 전이다. 지난해만 해도 봄철에 접어들면서 황사와 미세먼지로 연일 홍역을 앓은 기억이 생생하다. 급기야 작년 6월 정부는 '6ㆍ3 미세먼지 종합 특별대책'을 내놓았다.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를 향후 10년간 유럽 등 선진국의 주요 도시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내세워 화력발전소 감축, 차량 부제 실시, 수도권 대기오염 총량제 사업장 확대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6ㆍ3대책에는 경유차를 비롯한 이동오염원과 화력발전소 등 주요 배출원을 직접 겨냥한 대책이 없었다. 이제라도 좀 더 과감한 접근 전략을 고려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지난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대기오염의 경제적 결과'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오는 2060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에서 회원국 중 1위가 되고, 경제피해도 가장 클 것으로 예측했다. 역시 OECD가 내놓은 다른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초미세 먼지 농도가 OECD 평균의 2배, WHO(세계보건기구) 지침의 3배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 보고서는 대기오염 대응을 더 지체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서울 도심의 초미세 먼지 중 절반가량은 중국 등 해외요인에 의해서 유발되고, 나머지는 산업시설과 교통수단 등 국내 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요인에 대해서는 국제적 협력을 추구해야 하겠지만, 당장 국내 요인을 억제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불투명한 정치환경 등을 핑계로 손을 놓고 있기에는 상황이 급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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