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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올해 9300가구 이주…강동 전세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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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5월 재건축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예정인 강동구 둔촌주공 단지 전경.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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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전세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신규 입주가 몰리는 상일·명일·암사 등 동쪽 지역은 전세금 하락이 두드러진 반면 재건축 공사가 시작돼 이주가 본격화하는 둔촌·길동·성내 등은 상승세가 대두되고 있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말 대비 이달 초 강동구 아파트 전셋값은 2.1% 떨어져 수도권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하락했다. 재건축 이주 여파로 2015년 아파트 전셋값이 15.6% 급등한 이후 조정이 나타났고 인접한 하남시에서 아파트 공급이 꾸준했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명일동 아파트 전세 가격은 지난해 2월 3.3㎡당 1201만원 하던 것이 올해 2월 1164만원으로 37만원(3.1%)이나 내려갔다. 상일동 L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고덕리엔파크3단지는 전세가 나오기가 무섭게 나가는 지역인데 몇몇 물량은 몇 개월째 소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대규모 입주가 예정된 상일·명일·암사동 등 강동구 동쪽 지역에서 나타난다. 대규모 이주를 앞두고 있는 둔촌·길동·성내동에서는 정반대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올해 강동구에서 재건축을 위해 이주가 진행되는 단지는 4~5개로 약 9300가구다. 상일동 고덕주공5단지 890가구는 지난 1월 이주가 시작됐고, 상일동 고덕주공6단지 880가구도 오는 6월 이주가 이뤄진다. 길동신동아 1200가구, 둔촌주공 6000가구도 올 하반기 이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천호뉴타운 2구역에 속한 80가구도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면 연내에 이주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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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둔촌동, 길동, 성내동 근방은 전세 물량이 점점 구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성내동 아파트 전세 가격은 지난해 2월 3.3㎡당 1079만원에서 올해 2월 1128만원으로 49만원(4.5%)이나 올랐다. 성내동 D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성내동 대림e편한세상1차 전용 84㎡ 전세 계약이 이번주 4억5000만원에 성사됐다"며 "지난해 4억2000만~4억3000만원보다 전세 가격이 올랐다"고 전했다.

둔촌동 탑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둔촌푸르지오 전세 가격은 전용 84㎡가 5억1000만~5억3000만원으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분위기는 상승세"라며 "고덕주공과 둔촌주공 이주가 본격화하면 전세를 구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길동 B공인 관계자는 "GS강동자이 전용 84㎡ 전세 물건이 2개밖에 없다"며 "둔촌주공 이주가 결정 나면 전세 가격이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고덕동 K공인 대표는 "6월께 고덕주공6단지 이주가 시작되지만 11월 고덕주공4단지 680가구가 입주한다"며 "고덕동은 앞으로 입주 물량보다 이주 물량이 많아 전세금이 다소 강세를 띨 전망"이라고 말했다.

같은 자치구 내에서도 동네에 따라 이처럼 온도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대규모 이주가 나타나는 지역과 대규모 입주가 나타나는 지역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강동구 서쪽 지역에선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고, 동쪽 지역에선 대체로 대규모 이주가 예정돼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공부 환경이 크게 바뀌지 않도록 재건축 때 인근 지역으로 이사 간다"며 "이 때문에 한 지역에서 대규모 이주가 시작되면 인근 지역 전세 가격만 끌어올릴 뿐 거리가 다소 떨어진 곳 전세 가격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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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저렴한 아파트 전세를 찾으려면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은 곳을 선택하는 게 좋다"며 "다만 대규모 아파트 공급으로 전셋값이 떨어지더라도 공급과잉이 해소되는 시점에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세시장과 달리 강동구 아파트 매매시장은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둔해지는 분위기다. 최근 나타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투자 심리를 다소 위축시켰다는 평가다.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개편된 것도 강동구 아파트 매매시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 대표는 "매매 가격은 전세 가격과 달리 이주 수요보다는 금리나 부동산 정책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강남 지역은 소위 '전국구'로 강남 외 지역에서도 유입이 활발하지만 강동구는 주택 매수 자금이 지역 내에서만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올해 강동구만 놓고 보면 입주 물량보다 이주 물량이 더 많지만 인근 위례나 하남 미사지구까지 감안하면 입주 물량이 훨씬 더 많다"며 "강동구 평균 전세 가격과 매매 가격 모두 앞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용환진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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