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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육아휴직은 기업에 손해? "이용률 10%P 늘면 1인당 이윤 3.2%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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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재활용과 양성평등 실천 TF 정기세미나…"육아휴직 늘어도 매출, 인건비에 부정적 영향 없어"]

머니투데이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여성인재활용과 양성평등 실천 TF 정기세미나가 '아빠의 육아참여 활성화와 일·가정 양립'을 주제로 개최됐다./사진=권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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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내 육아휴직 이용률이 10%포인트 늘어나면 근로자 한 명이 창출하는 이윤이 약 3.2%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직원들의 육아휴직 이용률이 늘어난다고 해서 기업의 매출이나 인건비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2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여성인재활용과 양성평등 실천 태스크포스(TF)' 정기세미나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홍 연구위원은 2005~2013년 전국 30인 이상 사업체 대상으로 실시된 노동연구원의 사업체패널조사 자료와 육아휴직 근로자 정보가 담긴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DB)를 결합했다. 이를 토대로 육아휴직 이용률이 기업 이윤과 매출, 인건비에 미치는 영향을 동태적 패널 모형을 적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육아휴직 이용률이 1인당 이윤에 미치는 영향은 0.032로 나타났다. 이는 육아휴직 이용률이 10%포인트 늘어날 때 1인당 이윤은 3.2% 증가한다는 의미다.

반면 육아휴직 이용률이 1인당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0.001, 인건비에 미치는 영향은 0.002로 나타나 유의미한 상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연구위원은 "이는 적어도 육아휴직이 기업의 이윤, 매출, 인건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숙련된 근로자의 확보 등 일·가정 양립 제도가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육아휴직으로 인한 인사관리와 비용부담의 부정적인 효과를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들이 육아휴직자 대체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 인력을 줄인 상태로 조직을 운영해 회계상으로 1인당 이윤이 높아졌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함께 발표자로 나선 문강분 행복한 일 연구소 대표는 '남성의 육아휴직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남성 육아휴직 제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우수한 상황이나 실제 사용률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남성 육아휴직 보장 기간이 1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에서 가장 길다.

하지만 승진·평가의 불이익 등 사회적 이유로 제도를 활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근로시간이 세계 최장 수준으로 대체 고용의 부담이 큰 점도 남성의 육아휴직 활성화를 막는 요인이다.

문 대표는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는 남녀 임금격차 등 구조적 문제의 획기적 변화를 통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육아휴직 제도를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같이 유능한 인재 확보를 위한 차원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성인재 활용과 양성평등 실천 TF는 2014년 6월 여성가족부 장관과 대한상의 회장이 공동 의장으로 출범했다. 144개 기업·공공기관·민간단체 등이 참여하는 국내 최초의 양성평등 민관 합동조직이다.

올 들어 첫 개최된 세미나는 '아빠의 육아참여 활성화와 일·가정 양립'을 주제로 진행됐다. 롯데그룹과 한국 중부발전의 남성 육아참여 지원 우수 사례도 소개됐다.

권혜민 기자 aevin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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