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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中 건설 스리랑카 항구 놓고 美 대응책 마련에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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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지, 함반토타 항에 함정 기항. 의료봉사활동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중국이 스리랑카 남부에 건설 중인 함반토타 항구를 놓고 미국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고 미군 기관지 성조지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성조지는 중국이 14억 달러(1조5천675억 원)를 투자한 대가로 80%의 지분을 확보, 99년 동안 관리 운영하기로 한 함반토타 항은 국제 교역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중요도가 높은 곳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1월 공사에 들어간 이 항구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우선 전략적 가치 때문이다.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 가운데 해상 실크로드 구축의 하나로 건설 중인 함반토타 항은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절반 이상과 석유 선적 3분의 2가량이 통과하는 인도양 상의 핵심 전략항구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남중국해에 이어 유럽과 아프리카로의 안정적인 해양 진출로 확보를 추진해온 중국이 부근에 공항을 갖춘 이 항구를 구축함과 잠수함 등 자국 함정의 기항지로 활용할 우려가 커진 것도 미국을 자극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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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자본으로 건설 중인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 항[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에 따라 미국은 지난해 11월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부 사령관(해군 대장)을 스리랑카에 파견했다. 지난 10년 동안 현지를 방문한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인 해리스 사령관은 26년간의 내전을 끝낸 스리랑카가 가진 전략적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미국과의 관계 확대를 강조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스리랑카 부근에서의 합법적인 상선과 함정의 활동은 물론이고 마약 밀매, 인신매매, 테러활동 등 불법적인 활동 정보 확보를 원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또 지난해 4차례에 걸친 해군함정의 스리랑카 기항을 통해 현지 정부 관계자들을 함상 초대하는 등 구애 작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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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의 최신형 수송함 폴 리버[위키미디어 제공]



이달 들어서도 미국은 인도주의적인 구호활동과 재난 복구에 중점을 둔 '태평양 동맹 2017' 훈련의 하나로 해군 수송함 '폴 리버' 함을 함반토타 항에 입항시켜 현지 주민들에 대한 의료 봉사 활동 등을 하는 등 친미 여론 조성에 적극적이다.

미국은 중국의 인도양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워온 인도와 1월부터 인도양에서의 해상 정보를 교환하기 시작했으며, 장기적으로 스리랑카와도 이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중국이 항구 건설 작업에 현지 주민들 대신 자국인들을 투입하고 항구 부근 수천 명의 주민이 강제이주되는 것에 분개한 현지 주민들이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이는 등 반중 기류도 고조되는 상황이다.

일본도 스리랑카에 순시선 2척과 380억 엔(약 4천87억 원)의 인프라 정비 자금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 중국의 인도양 진출 여파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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