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8 (화)

박 전 대통령 "국민께 송구"…역대 대통령 '검찰 출석 한마디'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1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기 직전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 사상 4번째 범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서서 ‘검찰 수사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하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만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전날 박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이 “준비된 메시지가 있다”고 밝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나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힐지 주목됐지만 박 전 대통령의 육성 메시지는 짧고 간결했다.

과거 검찰 조사를 받은 역대 대통령들도 대부분 조사 직전 짧은 사과의 말을 남겼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4월 30일 검찰 소환에 응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출발할 당시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습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한 후 버스를 타고 대검찰청으로 향했다.

이어 당일 오후 1시20분 대검에 도착해 포토라인에서 ‘국민에게 면목이 없다’고 말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면목 없는 일이지요”라고 말했다.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는 “다음에 하시죠”라고 짧게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난 1995년 11월 1일 ‘40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대검에 자진 출두해 “정말 미안합니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6시간이 넘는 강도높은 조사를 받은 뒤 다음 날 새벽 검찰청사를 나오면서 “다시 한번 국민에게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한편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5년 12월 2일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소환요구를 받았지만, 검찰 출석 요구를 거부한 뒤 전격 체포돼 검찰청사 포토라인에서는 ‘한 마디’를 하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은 당시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이른바 ‘골목 성명’을 발표한 뒤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

그는 당시 성명에서 “대통령 김영삼의 문민정부는 5공과 6공에 대해서 과거사 청산이라는 근거도 없는 술책을 통해서 왜곡하려고 했다”며 “다분히 현 정국의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보아 저는 검찰의 소환요구 및 여타의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에 당시 김기수 검찰총장은 최환 서울지검장에게 ‘도주한 전씨를 체포하라’고 지시했고, 검찰은 다음날 새벽 법원으로부터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아 합천군에서 전 전 대통령을 체포했다. 이후 전 전 대통령은 안양교도소에 수감된 뒤 검찰 조사를 받았다.

[권순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