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제주 불법체류자 무더기 자진출국 사드영향?…18일간 891명 전년 10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제주에 불법 체류하는 중국인이 무더기로 자진 출국했다.

제주출입국사무소는 불법체류자의 자진출국을 적극 유도하기 위해 계도기간을 운영한 결과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불법체류자 891명이 자진 출국했다고 21일 밝혔다.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이달 1일부터 5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불법체류기간이 3년 미만인 외국인이 자진출국 할 경우 입국금지를 면제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현행 제도는 불법체류기간이 1년 미만인 자진출국자에 대해서만 입국금지를 면제해주고 있다. 최근 제주지역 불법체류자가 급증하자 이들의 자진 출국을 유도하기 위해 입국금지 면제 대상을 불법체류 1년 미만에서 3년 미만으로 확대한 것이다.

경향신문

지난 15일 중국의 한국관광금지 조치로 ‘제주 속 작은 중국’으로 불리는 바오젠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미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8일간 불법체류자의 자진출국이 큰 폭으로 급증한 배경에는 한반도 사드배치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간 자진출국한 불법체류자는 891명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7명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역시 같은 기간 입국금지 면제제도를 시행했지만 올해 유독 자진출국자가 급증한 것이다. 국가별 출국자는 대부분 중국인이며 몽골, 베트남, 태국 순이다.

제주에는 이달초부터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국관광금지 조치로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지난 15일을 전후로 단체 관광객은 자취를 감췄다. 실제 제주 방문 유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유커가 많이 찾는 제주시 연동 바오젠 거리 내 화장품 가게, 선물가게 등의 폐점이 속출하고 있다. 유커 전용 관광호텔 역시 영업을 중단한 채 문을 걸어 잠갔다. 유커가 급감하다보니 불법체류자들 역시 일자리를 잃거나 장기간 일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 불법체류자는 8500여명에 달하며 이중 90%는 중국인이다.

제주출입국사무소 관계자는 “그 어느때보다 관계기관 합동으로 홍보와 단속을 벌인 것이 효과를 봤다. 고용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것 역시 영향이 컸다”며 “다만 중국관광객, 중국자본이 철수한데 따른 일자리 감소 등도 일정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