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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朴, 29글자 남기고 취재진 등져…올림머리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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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중앙지검 피의자 신분 출석…헌법재판소 파면 11일 만]

머니투데이

21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재진의 질문을 뒤로 한 채 청사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준비한 메시지는 29글자, 단 2문장이었다. 파면 이후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선 박 전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집중됐지만,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란 말이 전부였다.

21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박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머문 시간은 13초에 불과했다. 그는 취재진이 던진 질문엔 귀 기울이지 않았다.

이날 검찰 소환은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으로 박 전 대통령이 자연인 신분이 된 지 11일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은 담담했다. 검은색 에쿠스차량에서 내려 검찰 직원과 인사를 나누면서 엷은 미소를 띠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인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올림머리를 하고 있었다. 짙은 감색 코트와 푸른색 바지, 검은색 구두 차림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준비해온 메시지를 전한 뒤 양손을 한데 모으고 고개를 숙인 채로 걸음을 옮겼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간부용이 아닌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검찰 직원들과 함께 10층 조사실로 향했다. 유영하·정장현·손범규·서성건·이상용·채명성 변호사 등 변호인단은 시간차를 두고 따로 이동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출석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청사는 이른 아침부터 검찰 직원, 청와대 경호실 관계자,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청사엔 출입증을 패용한 직원과 사전에 비표를 받은 일부 취재진만 출입이 가능했다. 소지품 검사 등도 진행됐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를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포토라인이 마련된 청사 현관 앞엔 긴장감이 흘렀다. 검찰 직원들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줄을 맞춰 벽을 만들었고 경호실 관계자들은 우산과 서류가방 등 장비를 손에 쥐고 분주히 움직였다. 취재 경쟁도 가열됐다. 방송사 촬영용 헬기 3대와 드론이 날아들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5분부터 1001호 조사실에서 본격 조사에 임하고 있다. 조사에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 부본부장인 노승권 1차장검사와 10분가량 티타임을 가졌다. 이날 조사는 자정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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