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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백만장자 대통령 트럼프의 저렴한 입맛···히틀러와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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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맥도널드 광고모델 경력도..역대 미국 대통령 입맛은 소박

빌 클린턴은 심장병 발병 후 채식주의 전환

오바마, 건강한 대통령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한지 두 달. 특유의 독설과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은 대통령 후보 시절이나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다분히 충동적이고 필요 이상으로 신경질적인데다 호전적이고 때론 자제력이 부족해 보인다.

혹자는 이런 트럼프의 성격의 원인을 그의 식습관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패스트푸드를 즐겨먹는다. 햄버거에 프라이드 치킨, 피자, 붉은색 고기를 좋아한다. 평소 ‘트럼프 스테이크’로 불리는 미국산 소고기 스테이크를 즐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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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선 유세 중 전용기에서 맥도널드 햄버거로 식사중인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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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과거 맥도널드 햄버거 TV광고에 출연한 적도 있다. 디저트로는 산처럼 쌓아올린 체리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식탁에 오른다. 비만이 될 수 있는 위험은 둘째치고, 이런 식생활은 혈당치를 높일 수 밖에 없다. 당연히 분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런 식습관 때문인지 트럼프는 비만 체형이다. 트럼프의 키는 189cm, 몸무게는 107kg. 트럼프 후보시절 주치의는 “트럼프가 경도 비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그 전임자였던 조지 W 부시 대통령, 빌 클린턴, 아버지 부시, 로널드 레이건 등 최근 100년 사이 미국을 통치했던 대통령 중 비만체형은 없었다. 건강 문제도 있지만, 리더로서 자기관리에 충실한 사람을 선호하는 유권자들의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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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 재임 시절 프레첼이 목에 걸려 졸도한 뉴스를 보도한 뉴욕포스트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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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즐겨먹은 음식들을 살펴보면 의외로 소박했다.

대통령 재임 중 프레첼이 목에 걸려 졸도했던 조지 W 부시는 팝콘을 무척 좋아했다. 2008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당시 수행한 요리사를 시켜 매일 아침 오트밀을 아침식사로 먹었다고 한다.

남부 조지아주 출신이던 지미 카터 대통령의 경우 옥수수로 만든 남부음식 그리츠를 즐겨먹었고, 토마스 제퍼슨은 네덜란드에서 처음 먹어보고 감격했다는 와플에 빠져 와플 메이커까지 백악관에 들였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클램 차우더를, 테오도어 루즈벨트는 후라이드 치킨을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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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시절 도너츠를 고르고 있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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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그릴 포크버거를 좋아했던 빌 클린턴 대통령은 재임 중 빅맥 애호가로 유명했다. 치즈버거와 치킨 엔칠라다, 바비큐, 시나몬롤 등 정크푸드를 즐겼다. 12개들이 도너츠 한 박스를 한자리에서 먹어 치우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그런 그가 수년 전 심장발작을 일으킨 뒤론 채식주의자로 변신했다. 고기는 물론, 계란 유제품도 섭취하지 않는 비건 생활을 하면서 체중감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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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발작 후 의사권고로 채식주의로 전환한 빌 클린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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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이미지의 오바마 대통령은 식사 때도 자제력을 발휘해 점심은 대부분 샌드위치와 브로콜리로 소식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재임 중 추진한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안), 공립학교 급식 개선법안(건강하고 결식 없는 아이들을 위한 법안) 등에서 보듯 미쉘 여사와 함께 다이어트를 강조했다. 실제 백악관 텃밭에서 기른 채소를 비롯해 과일, 견과류 등을 즐겨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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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중 각급 학교를 돌며 건강한 식생활을 강조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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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사실은 의외다. 그는 술 대신 다이어트 콜라를 끼고 산다.

음주가로는 영국의 명재상 윈스턴 처칠 전 총리가 꼽힌다. 그는 치즈와 굴, 로스트디너(고기와 감자, 푸딩 등의 전통적인 풀코스)에 아이스크림을 사랑하는 미식가로 알려져 있지만 지금으로 치면 ‘알코올 의존증’ 환자에 가까웠다. 샴페인을 하루 1병, 그것도 아침부터 마셨다고 한다.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몸에 흐르는 피의 절반은 보드카였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가끔 공적인 자리에서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했다. 그럼에도 소련을 자본주의 사회에 개방한 역사적 업적을 남겼다.

반대로 프랑스의 사르코지는 프랑스인의 자존심인 와인을 입에 대지도 않았지만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쳤다.

역사에서 술을 마시지 않은 지도자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아마도 아돌프 히틀러일 것이다.

히틀러는 평소 맥주집에서 집회와 행사를 열었는데, 정작 본인은 맥주를 좋아하지도 많이 마시지도 않았다고 한다. 1937년 미국 작가 찰스 퍼거슨은 하퍼스 매거진에 “스탈린이나 히틀러, 무솔리니 같은 독재자들이 모두 금주가”라는 글을 썼다. 이유는 자신들이 부정한 폭력적 수단으로 권력을 탈취했기 때문에 언젠가 자신들도 반대 처지가 될 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또 하나는 성실한 지도자로서 오로지 국민을 위한 정치에만 전념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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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의 호프집에서 강연회를 열고 있는 히틀러. 본인은 맥주를 즐기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모이는 맥주집은 그의 정치활동 거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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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히틀러와 비슷하다는 반대파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를 히틀러에 비교하는 것은 그의 백인우월주의나 미국 우선주의 같은 정책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처음으로 ‘보호무역주의’를 비난하는 문구가 삭제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한다. 트럼프의 정책들이 나치의 그것과는 다르더라도 국제질서를 무너뜨리고 협력관계를 약화시키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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