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 V40 D3, 북유럽 감성 입은 3000만원대 '디젤 해치백'

북유럽 감성을 전면으로 내세운 볼보자동차는 2016년 한국 시장에서 5206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2015년과 비교하면 22.8%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30대 젊은 고객층은 전년 대비 23.7% 증가하며 볼보자동차의 성장을 이끌었다. 고객층이 젊어지면서 볼보자동차의 대표적인 디젤 해치백이자 엔트리 모델인 'V40'도 지난해 600여대 이상이 판매되며 주목받고 있다.

V40은 수입차의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는 20~30대를 타깃으로 디젤 엔진을 탑재해 실용성을 강조한 5도어 해치백 모델이다. V40 라인업 가운데 3000만원대인 'V40 D3 모멘텀'을 시승했다.

◆ 볼보의 최신 패밀리룩 계승…실용성도 합격점

2012년 처음 등장한 V40은 지난해 볼보자동차의 최신 패밀리룩을 반영, 한 차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거쳤다. 볼보자동차 브랜드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콘인 T자형 헤드램프와 세로형 그릴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토르의 망치'를 형상화한 T자형 LED 헤드램프는 멋스러운 디자인은 물론 야간에 뛰어난 시인성을 제공한다. 전면은 세로형 그릴과 볼보 엠블럼을 부착한 아이언 마크로 한층 세련된 이미지다.

차체 크기는 전장 4370mm, 전폭 1800mm, 전고 1440mm에 2645mm의 축거(휠베이스)를 확보했다. 준중형 차급 5도어 해치백이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실내 공간은 앞 좌석과 뒷 좌석 모두 넉넉한 편이다.

실내는 화려함보다 북유럽 제품 디자인 특유의 실용성을 강조했다. 인체공학적 설계를 거친 시트는 단단하면서도 편안하게 몸을 지지해준다. 시트는 전동식 버튼으로 조절할 수 있고, 열선 기능을 갖췄다.

지붕에는 고정식 파노라마 유리 루프가 자리한다. 슬라이딩 커튼을 열면 넓은 유리 루프를 통해 탑승객 모두 자연광을 즐길 수 있다.

◆ 넘치는 가속력과 만족스러운 연비…진동,소음은 아쉬워

시승차인 V30 D3는 V40 엔진 라인업 가운데 엔트리 트림이다. 직렬 4기통 2.0리터 싱글 터보 디젤 엔진과 6단 자동 기어트로닉 변속기를 탑재했고,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150마력, 최대토크는 32.6kg,m다. 가속력을 좌우하는 최대토크는 1750rpm의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3000rpm까지 꾸준히 발휘돼 일상 주행에서 부족함 없는 힘을 보여준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8.4초 정도가 소요된다.

볼보자동차 특유의 묵직한 주행 감각은 V40의 강점이다. 두터운 스티어링 휠(운전대)은 조작하는 만큼만 정직하게 차체를 움직이며, 단단하게 차체를 잡아주는 서스펜션은 코너 탈출에 유리하다.

연비도 우수한 편이다. V40 D3의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6.0km(도심 14.3km, 고속도로 18.8km). 시승 당일 서울 도심과 외곽 도로 140km를 주행한 결과 리터당 14.0km의 실제 연비를 기록했다. 특별히 연비 주행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만족할만한 수치다.

진동과 소음 등 정숙성은 다소 아쉬웠다. 저속으로 골목길에 진입하면 주변 사람들이 차량을 쉽게 인지해 비켜줄 정도로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이 상당히 크고 거칠게 들린다. 정차 시 미세한 진동이 운전대로 전달된다. 다만 고속으로 진행할수록 진동과 소음은 줄어든다.

◆ 3000만원대 수입 디젤 해치백으로 충분한 경쟁력

3000만원대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해치백 차급은 높은 연비와 실용성을 바탕으로 20~30대 젊은 고객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볼보 V40 역시 디자인, 주행성능, 경제성 면에서 충분한 상품성을 갖췄다고 판단된다. 여기에 볼보의 능동형 안전장비인 시티 세이프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유지 보조장치 등을 모두 기본 사양으로 채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V40의 가격은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V40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3670만~4430만원이며, 이번에 시승한 V40 D3 모멘텀은 3980만원에 판매된다. 3000만원대 디젤 해치백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V40은 또 하나의 대안이 아닐까 싶다.

IT조선 정치연 기자 chich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