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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문재인 캠프 오거돈 "부산 대통령"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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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이재명측 "지역주의 망령", 文측 "갈등 부추기는 정치 공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19일 "이제 다시 한 번 부산 사람이 주체가 돼 '부산 대통령'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오 전 장관은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부산 선대위 상임위원장이다. 이에 이재명 후보 측은 20일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려낸 것"이라고 했고, 안희정 후보 측도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문 후보 측은 "발언의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 전 장관은 전날 문재인 캠프 부산지역 선대위 출범식에서 "우리 부산이 다시 한 번 함께 만들어내는 부산 대통령은 고질적인 지역 구도를 타파하고, 진정한 동서 화합이 만들어낸 최초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문재인에 의한 새로운 정권 창출과 누적된 폐해를 청산하고 새로운 국가 건설을 위해서는 부산이 다시 한 번 용광로와 같은 역할을 선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 측 정성호 의원은 20일 기자회견을 하고 "극복해야 할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리고 조장하는 발언이 자유한국당도, 바른정당도 아니고, 우리 당 대선 후보 캠프의 주요 인사 입에서 나온 것이라니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안희정 후보를 지지하는 홍의락 무소속 의원도 이날 "'부산 대통령' 발언은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제2의 '우리가 남이가' 발언" 이라고 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도 "문 후보는 발언을 만류하고 부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웃음과 박수로 화답했을 뿐"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문 후보는 2006년 5월 부산 지역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대통령도) 부산 출신인데, 부산 시민들이 왜 부산 정권으로 안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었다. 이 말은 호남 지역에서 '반(反) 친노' 정서를 만들어낸 대표적인 말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고, 경쟁 후보들은 '그것 봐라, 달라진 게 없지 않으냐'고 이 말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 김경수 의원은 "'부산대통령'이라는 표현만 문제 삼아 정치권이 지역감정 조장 운운하는 것은 오히려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말꼬투리 잡기"라고 말했다. 그는 "터무니없는 공세로 정치생명을 이어가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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