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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일사일언] 나는 왜 서점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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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최인아·최인아책방 대표·전 제일기획 부사장


신문, 잡지, 방송 등 여러 곳에 우리 책방이 소개되었다. 더러 인터뷰를 하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받는 질문이 있다. "책방을 하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얘기를 해 달라." 나의 대답은 일관되다. "왜 책방을 하려는지 이유를 분명히 하라. 당신의 책방이 왜 있어야 하는지 존재의 이유를 명확히 하라." 이 생각은 십수년 전, 광고를 할 때부터 가졌던 오래된 생각이다. 하지만 뜻밖에도 사람들은 이런 걸 잘 생각하지 않고 가벼이 여긴다. 하기사 본질을 홀대하는 것이 어디 이뿐이랴.

일을 하다 보면 틀림없이 고비를 만난다. 봄날같이 따뜻한 날은 많지 않다. 오히려 바람 불고 비 오는 날이 더 많다.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불안해진다. 그럴 때 흔들리다가도 제자리로 돌아오려면, 그리고 지속하려면 그 일을 하는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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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미 세상엔 수없이 많은 브랜드가 있다. 그런데 왜 또 당신의 브랜드가 존재해야 하는가? 서점으로 좁혀서 말해 보자. 이미 꽤 많은 독립 서점이 존재한다. 그런데 왜 또 당신의 서점이 있어야 하나? 그리고 손님은 왜 당신의 서점을 찾아야 하나? 추상적으로 보이지만 이런 작업이야말로 일의 근본으로, 콘셉트라고 하는 것, 기획이라고 하는 것이 다 이 질문과 답에서 나온다. 여기저기서 동네 책방 얘기가 들리고 독립 서점이 트렌드라 하여 시작했다가는 힘든 고비 앞에서 쉬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책방을 열기 전부터 주변에 자주 추천하고 선물한 책이 있다. 사이먼 사이넥의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대부분의 기업들이 어떤 일(What)을 어떻게 할까(How)에 골몰할 때 애플은 왜(Why)를 물었다던가. 비단 회사를 경영하거나 창업을 고민할 때뿐 아니라 일의 의미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하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본질과 의미를 새로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최인아·최인아책방 대표·전 제일기획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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