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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현장] ‘애증의 가족’ 법정에서야 한 자리에 모이다···롯데 3부자 일가 법원 출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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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총수일가 5명이 한 날 한 시에 모두 법정에 출석했다. 평소 경영권 분쟁 등 길고 긴 가족 간 싸움을 했던 일가가 한 곳에 동시에 모인 셈이다. 법정에 대기업 총수 일가가 이처럼 같은 날 줄줄이 출석한 것도 유례 없는 일이라 관심이 집중됐다.

가장 먼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건 신격호 총괄회장(95)의 셋째 부인인 서미경씨(57)였다. 서씨는 오후1시33분쯤 법원에 들어갔다.

안경을 쓴 채 검은색 정장을 입은 서씨는 ‘검찰조사에 왜 매번 불출석했느냐’ ‘재판부의 구속하겠다는 말이 영향을 미쳤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았다.

이후 1시47분쯤이 되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취재진에게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짤막한 말을 남겼다. “롯데시네마 매점을 헐값에 매각했느냐” 등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3분 뒤쯤엔 그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3)이 탄 차가 청사 앞에 섰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가(家)의 비리가 계속 언급되는데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느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오후 2시16분쯤엔 신격호 총괄회장이 나타났다. 빨간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그는 건강 상의 문제로 준비된 휠체어에 올라탄 채 법정으로 향했다. “계속 언급되는 롯데 비리에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느냐”는 질문에는 ‘으음’하는 신음소리만 낼 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큰딸인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5)은 구속기소된 상태라서 구치소 호송차를 통해 법정에 나왔다.

이 밖에도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인 정책본부 소속 황각규 경영혁신실장(62·사장)과 정책본부 지원실장을 지낸 채정병 전 롯데카드 대표(66),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67·사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57) 등도 피고인석에 섰다.

이날의 롯데 일가족의 조우는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공판기일엔 피고인들이 모두 나와야 한다는 법원의 규정 때문에 이뤄지게 됐다.

신 회장을 포함해 롯데비리로 기소된 피고인들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는 입장이다.

신 회장은 2009년 9월~2015년 7월 계열사 끼워넣기 등 방법으로 회사에 471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신 총괄회장과 공모해 신영자 전 이사장과 서씨, 서씨의 딸 신유미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사업권을 몰아줘 774억원의 손해를 가하고,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391억원, 서씨 모녀에게 117억원 등 총 508억원의 급여를 부당하게 지급한 혐의도 있다. 신 총괄회장은 2006년 차명으로 보유하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 3%를 신 이사장에게, 3.21%를 서씨 모녀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858억원을 탈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그룹의 계열사 임원으로서 특별한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도 39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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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일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등 재판에 출석하고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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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일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등 재판에 출석하고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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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일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등 재판에 출석하고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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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일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등 재판에 출석하고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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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경씨가 20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일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등 재판에 출석하고있다. 서씨는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세번째 부인으로 알려져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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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서미경씨(왼쪽부터).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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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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