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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로펌업계, 中사드 보복 여파로 ′동남아 진출’ 자문수요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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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들이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 내 영업활동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동남아시아 국가로 진출하기 위해 법적 자문을 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19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국내 로펌의 동남아 사무소에 동남아 국가 진출을 위한 법률자문 등을 구하는 기업 사례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문의하는 기업 대부분은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다. 관련기사 4면
법무법인 지평의 경우 올들어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진출에 관심이 있는 개인·기업의 문의 및 사건 수임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30% 이상 늘어났다. 베트남 해외 사무소도 사드 배치가 논의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베트남 진출 관련 법률 자문 등 기업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평 관계자는 "국내 내수시장 한계와 사드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동남아 국가 진출 관련 개인·기업 문의가 올해 더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며 "금융·IT·물류·서비스·유통·자원개발·부동산개발 분야의 문의가 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개인이나 기업이 중국,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3대 수출시장인 베트남 시장에 진출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은 자주 거론되는 단골 소재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법무법인 세종 관계자는 "베트남에 신규 투자하려는 기업 측과 미팅을 하다보면 중국의 국내 기업 제재 관련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며 "기업들은 베트남에 중국과 같은 일이 없어 안심하고 많이 투자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베트남에 사무소를 연 법무법인 화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베트남 시장의 성장 기대와 사드 사태 등으로 베트남 사무소 개소 초기보다 기업 문의가 급증했다. 화우 관계자는 "개소 당시보다 올해 개인·기업 문의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다"며 "사드 사태가 일어난 상황에서 베트남 시장까지 성장해 기업 문의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로펌업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와 같은 아시아권이라는 문화적 동질성, 정치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 때문에 향후 중국 대신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진출을 꾀하는 국내 기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추후 정치적 상황이 호전돼 중국의 사드보복 제제가 풀리더라도 한번 신뢰를 상실한 시장에 기업이 재투자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동남아 시장은 사드보복 영향으로 종전에 비해 더욱 매력적인 시장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로 폐쇄를 단행했던 개성공단 사태로 터전을 잃은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동남아 국가로 진출하기 위해 국내 로펌에 자문을 의뢰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 인건비가 한국보다 싸다 보니 개성공단에 있었던 중소기업들이 동남아 국가에 진출하려고 한다"며 "앞으로 중소기업들의 문의도 쇄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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