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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2일 폐막 MWC가 보여준 4차산업혁명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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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WC 2017 ◆

매일경제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2017` 행사장에 마련된 KT 5G 전시관에 관람객들이 몰려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일 5G 기술들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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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게 없었다. 그러나 게임의 법칙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변화하고 있었다."

2일(현지시간) 폐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대한 평가를 요약하면 이렇게 정리될 것 같다. 매년 기상천외한 기술들을 선보여왔던 MWC였지만 올해는 오감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거리가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스라엘의 한 스타트업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오하드 바르질레이 씨는 "MWC가 3GSM(2002~2007년 MWC의 명칭)일 때부터 참가해 왔는데 올해처럼 볼 게 없었던 해도 드물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MWC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기술은 많지 않았다. 단말기 중에는 LG전자의 G6와 화웨이의 P10 그리고 노키아의 3310, 소니의 엑스페리아 등이 발표됐지만 신기술보다는 사용자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 중국 오포가 5배 광학줌을 발표하고, 소니가 빔 프로젝터 인터페이스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지만 놀라운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비즈니스 모델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린리 그웬냅 마이크로프로세서 리포트 편집장은 "5세대(5G) 통신시대 이후 돈을 벌 수 있는 플랫폼 형성에 대한 논의가 많았고 새로운 시장에 대한 역학관계 재정립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MWC에서 제시된 비즈니스 모델, 즉 모바일에서 '돈을 버는 법칙'은 크게 'C'로 시작하는 4가지 영역에서 관찰됐다.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MWC에서 볼 수 있었던 커넥티드카의 현주소는 '생각보다 실질적 사업들이 발주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쉬 관계자는 "차량-차량 간 연결 알고리즘을 개발해 이미 독일 전역에서 채택되고 있으며 보쉬가 개발한 API가 더 많은 곳에 활용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시청에서 나온 안드레이 벨로제로프 차석 정보책임자는 "민간자금을 활용한 커넥티드카 프로젝트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브리스틀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담당 디렉터인 제시카 엘리스 씨는 "상습 정체가 심한 시내 전체를 커넥티드카로 연결하는 연구과제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통신사들은 커넥티드카를 5G 시대 선점을 위한 투자 정당화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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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City-스마트시티)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개발하는 곳은 많은데 이 기술을 사 줄 사람은 결국 도시를 설계하는 공무원들이다. 사물인터넷의 비용은 도시민들의 세금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스마트시티를 어떻게 파이낸싱하고 지속가능하게 유지할 것인지의 담론이 MWC에서 자주 눈에 띄었다. 마이크 지토 AT&T 스마트시티 담당 제너럴매니저는 "(프라이버시 보호 등) 도덕적 문제뿐만 아니라 파이낸싱 측면에서도 시민들의 의사합의를 이룰 수 있는 스마트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다수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발주되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가격 예측은 물론 파이낸싱 측면에서 밀리고 있는 상태다.

인공지능 챗봇 (Chat Bot)

인공지능 챗봇시장은 이제 돈을 벌기 직전까지 간 개화단계다. MWC의 스타트업 행사 4YFN에서 만난 자코보 타라곤 '리플AI' 엔지니어(28)는 "인공지능 활용 챗봇은 이미 시장에 너무 많이 나와 있어 기술적 우위를 묻는 사람은 드물다"며 "대신 이번 MWC에서는 챗봇을 어떻게 비즈니스로 연결시킬지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많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연말까지 보유하고 있는 인공지능 API를 다른 이들에게 공개해 협업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콘텐츠(Contents)

첫날부터 셋째날까지 MWC의 기조연설은 콘텐츠가 돈이 된다는 이야기를 강조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개막연설에서 "가입자당 매출(ARPU)은 떨어지고 디바이스 매출은 둔화되고 동영상 콘텐츠 트래픽은 늘어난다"며 "통신사 입장에서는 죽을 맛(sadness)"이라고 말했다. 반면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설립자는 "우리는 모바일만을 위해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다"며 '콘텐츠 중심주의'를 못박았다. 아예 아르노 드 퓌퐁텐 비방디 최고경영자는 "유통망은 여왕, 콘텐츠가 왕"이라고 했다.

[바르셀로나 =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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