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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MWC 2017 결산]AI ‘겉핥기’만…아직은 먼 4차 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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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정병묵 김유성 기자] “‘그림’을 찍을 게 없더라. 작년하고 별 다를 게 없었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 전시장에서 만난 캐나다 한 방송국 비디오 저널리스트의 푸념이다.

2월27일부터 3월2일(현지시간)까지 글로벌 IT 업체들이 참가하며 대장정의 막을 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축제 ‘MWC 2017’은 일견 정보통신기술(ICT)과 스마트 기기의 미래상을 꿈꾸게 했다. 하지만 예년보다 큰 진전은 없었다는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자리였다는 평가다.

특히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지만 자세히 뜯어 보면 아직 최첨단 미래 ICT 사회에 대한 기대를 하기는 이르다는 점을 상기해 줬다.

◇“떠들썩했던 VR 발전은 어디?” 실체 없는 ‘외화내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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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17은 증강현실(AR)로 구현한 스마트시티, 단골 손님이 된 스마트카, 다양한 VR 콘텐츠들이 관람객들의 얼을 빼 놓는 한 편의 휘황찬란한 쇼. 그러나 자세한 내막을 뜯어 보면 실체가 없는 ‘외화내빈’으로 가고 있지 않나라는 우려를 자아냈다.

메인홀에 자리한 한 외국업체는 차세대 5G 통신 기지국과 가상현실 솔루션을 통해 파리 노틀담과 이탈리아 콜로세움의 풍경을 VR로 보여주는 시연을 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부스에 설치된 5G 장비는 물론 실제 작동하지 않는 ‘허당’이었고 파리, 이탈리아 영상은 사전에 녹화된 것이었다. ‘이런 모습이 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차원이지만 해를 거듭하다 보니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는 “결국 VR, AR 등 4차산업은 5G 이동통신망인데 일단 그게 상용화가 안 된 상태이지 않나”라며 “작년에도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가 와서 깜짝쇼를 하면서 VR 세상이 곧 올 듯 했지만 1년간 큰 진전이 없었다. ‘쇼’란 원래 그런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AI, 상용화 ‘먼 얘기’…스마트폰은 ‘안정화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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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공허하기는 마찬가지다. ‘알파고 쇼크’로 작년에 관심을 모은 것 때문에 각계의 관심이 높았지만 AI 기술의 총화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 커넥티드카는 모터쇼나 CES 등에서 선보인 기술의 재탕이었다. 스마트 기기에도 AI가 다수 탑재됐지만 구글의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에 의존하면서 특정 언어에만 국한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아직 ‘갈 길이 많다’는 인상을 줬다. AI를 탑재한 로봇들이 곳곳에 있었지만 ‘인공지능’이 아닌 준비된 기능을 실현하는 데에 그쳤다.

현장을 둘러 본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AI가 막 시작하는 단계여서 1년 사이 많이 발전했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솔직히 기대 이하였다”며 “당장 실질적인 서비스가 나올 상황은 아니라고 봤지만 AI의 핵심인 머신러닝 기술이 더 발전하지 않는 한, 정말 피부로 와 닿는 서비스가 나오는 데는 앞으로 2년 정도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MWC의 ‘메인 요리’ 격인 스마트폰은 세계 1위 삼성전자(005930)의 불참으로 다소 맥 빠진 경쟁이 됐다. LG전자(066570), 화웨이가 나름 공들인 신제품을 들고 나왔지만 대체로 혁신성보다는 안정성을 택하는 느낌이었다.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든 스마트폰은 사실상 혁신할 거리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해석된다. 소니 등이 혁신적인 4K 비디오 촬영을 할 수 있는 폰을 내놓았지만 실제 시장성이 얼마나 있는지,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핵심적인 기술인지는 의문이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그만큼 스마트폰 시장이 하드웨어 측면에서 상향평준화 돼 가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앞으로 점점 더 사양이 비슷해지고 회사의 브랜드와 제품 안전성, 마케팅능력 등 ‘본연의 가치’가 좌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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