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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MWC]'세탁기박사' 조성진 부회장이 폰 10대 분해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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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혁신 경쟁 자제해야…부품·공정 단일화할 것"

뉴스1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조성진 부회장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 2017' LG전자 전시부스에서‘LG G6'와 블루투스 이어폰 '포스'를 살펴보고 있다. 2017.2.27/뉴스1 (사진제공=LG전자)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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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스페인)=뉴스1) 주성호 기자 =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휴대폰 사업에서 의사결정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10여대의 스마트폰을 직접 분해하기도 했습니다."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 LG전자 최고경영자(CEO)로는 처음 참가한 조성진 부회장이 던진 말이다.

조성진 부회장은 이날 MWC 2017 개막후 LG전자 부스를 직접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처음 CEO가 된 이후 3개월 정도를 모바일 사업을 이해하는 데에 시간을 할애한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성진 부회장이 MWC를 방문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조 부회장은 LG전자의 TV·세탁기 등 가전사업부만 담당해왔다. 그러다 지난해말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하며 LG전자 CEO 자리에까지 올랐다.

사실 조 부회장은 고졸 출신에 40여년간 LG전자에서 세탁기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CEO까지 맡게 된 인물로 '세탁기 박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지난해 연말 스마트폰 사업까지 책임지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가장 먼저 챙긴 것이 바로 MC사업본부였다.

조 부회장은 스마트폰 사업을 총지휘하면서 가장 먼저 신경쓴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냉장고 분야에서 3~4년 전에는 용량을 두고 경쟁사와 싸움이 붙은 바 있었는데 이게 결국은 불필요한 혁신이었다"고 지적했다. '최대 용량'을 두고 경쟁사간 과도한 경쟁으로 필요 이상으로 커진 용량탓에 실제 냉장고를 쓰는 소비자들의 편리한 이용을 방해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의 사업방향에 대해 조성진 부회장은 "휴대폰도 그런 방향으로 혁신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기능을 우선 담고 그 부분을 확대하는 방향을 통해 흔히 이야기하는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혁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며 혁신의 폭을 넓게 가져가진 않겠다"고 덧붙였다.

엔지니어 출신답게 조성진 부회장은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빠른 이해를 위해 실제 스마트폰 10여대를 직접 분해해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분해된 폰은 LG전자 제품 외에 국내외 제조사 것들도 포함돼 있다.

그는 제품 분해를 통해 그간 LG전자 스마트폰 제조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지했다. 조 부회장은 "G4의 경우도 후면 가죽커버가 소비자들에게는 만족스러울지 몰라도 제품 내부 발열을 잡는데는 좋지 않다"면서 "기술적으로 들여다볼 경우 모바일과 맞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성진 부회장이 꺼낸 해결책은 생산공정과 부품의 단일화다. 조 부회장은 "경쟁사는 똑같은 부품을 하위 라인업부터 프리미엄까지 같은 부품을 쓰는데 LG전자는 달랐다"면서 "좋은 부품으로 공정을 단순화하면 재료비와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폰이 단순 통화 혹은 모바일기기로서의 역할이 아닌 가정에서 모든 기기를 연결하는 일종의 '허브'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스마트폰이 자동차와 연결되거나 가정의 IoT를 연결하는 방식의 허브 역할을 맡고 나중에는 로봇이나 스마트홈 등의 매체가 되는 쪽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ho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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