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은 최근 지지율 하락세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시 광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 시장의 지지율은 작년 말 촛불집회가 가장 거셌을 때 '사이다' 발언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날선 비판으로 국민들의 답답함을 해소해주는데는 성공했지만 정치개혁과 미래 먹거리 전략 등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는데는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최근 야권을 중심으로 탄핵 기각 위기론이 확산되고 '광장 정치'가 재점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이 시장이 다시한번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시장은 또 '정치 변방'에서 '여의도 정치'로 발을 들이기 위해 현직 의원들을 포섭하며 조금씩 세를 불리고 있다.
'이재명 캠프'에 가장 먼저 합류 의사를 밝힌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채 탕감 사회운동단체 '주빌리은행'에서 이 시장과 함께 일한 바 있으며 지금은 캠프 대변인으로 활약중이다. 이 시장과 사법시험 28회 동기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사실상 캠프를 총괄하며 국회 내 지지 세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전문가 그룹 조직과 정책 협의를 맡을 것으로 보이며 유승희·김병욱 민주당 의원도 캠프에 합류해 당내 경선을 돕는다.
이 시장의 정책을 보좌하는 교수그룹에는 이한주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가 정책총괄위원장으로서 좌장 역할을 하고 있고 공정경제분과는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 교수, 정승일 새로운사회연구원 원장, 황승흠 국민대 법학 교수가 힘을 보태고 있다. 토지주택분과는 전강수 대구카톡릭대 경제학 교수와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이, 교육개혁분과는 안현호 대구대 경제학 교수가 포진했다. 사법개혁분과는 나승철 변호사, 사회복지분과는 문진영 서강대 사회복지학 교수가, 환경에너지분과는 박진희 동국대 에너지기후연구소 소장이 맡고 있다.
범여권 대선주자인 바른정당의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각각 '경제대통령'과 '준비된 연정 대통령'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유 의원은 대선주자 중 유일한 경제전문가라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탄핵심판 이후 자연스럽게 경제 문제가 대선 이슈로 등장하면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유승민캠프 총괄을 맡은 진수희 전 복지부 장관은 매일경제 통화에서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경제전문가 면모가 아직 충분히 어필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적 이슈에 초반 선거전이 함몰돼 경제 문제에 대한 관심이 아직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의원이 대중적 주목을 받은 것은 보수정당에서 나오기 힘든 어젠다인 정의, 헌법가치, 따뜻한 공동체, 중부담중복지 등을 재작년 국회 연설에서 제시하면서부터였다"며 "그런 장점도 점점 더 부각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유 의원 캠프에는 과거 한국개발연구원(KDI)에 함께 몸담았던 이혜훈 바른정당 최고위원, 이종훈 전 새누리당 의원이 주도적으로 경제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김세연 김영우 이학재 유의동 오신환 홍철호 박인숙 등 현역 바른정당 의원에다 조해진 류성걸 권은희 민현주 김희국 등 '유승민계'로 불렸던 전직 의원들이 적극 뛰고 있다. 정치권 외부에서는 박우규 전 SK경영경제연구소장, 나동민 전 NH생명 대표, 김영세 연세대 교수, 신광식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 김인규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지사는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 논리를 거부하고 '낡은 정치 대 새로운 정치', '패권세력 대 연정세력'이라는 새 판으로 야권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특히 '협치와 연정'은 이번 대선에서 남 지사가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회심의 카드로 꼽힌다.
남 지사는 이미 지난 2014년 당선 이후 도의회 다수당인 민주당과 연정 실험을 통해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사가 임명하는 부지사직도 야당 몫으로 한 자리 내놓았고 도의회 예산편성권도 야당과 공유했다.
또 5선 의원이라는 중앙정치 경력과 도지사로서 민생 현장을 직접 경험해 봤다는 점도 국회와의 소통, 민생문제 해결 능력 측면에서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남 지사를 돕는 멘토그룹에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김진현 전 과기처 장관 등이 있고 캠프 총괄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드는 공헌한 정두언 전 의원이 맡고 있다. 남 지사와 함께 새누리당을 선도 탈당했던 정문헌·이성권 전 의원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김태준 동덕여대 교수가 정책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노동 대통령'을 자처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일한 만큼 대가를 받는 행복한 사회'를 기치로 내걸고 국민월급 300만원 시대와 파격적인 노동정책으로 틈새 민심을 공략하고 있다. 심 대표는 "대통령 직속으로 노동시간 단축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주 40시간 노동을 정착시키고 연간 실 노동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800시간 내로 줄이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심 대표는 싱크탱크 등 별도의 자문기구를 두는 대신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신언직·김복열 보좌관, 류성재 비서관 등 의원실 인력들로 게릴라전 태세를 갖췄다.
[신헌철 기자 / 안병준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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