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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저성장' 韓경제 궤적 닮은 전력사용량·기업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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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창지수로 본 한국경제]산업용 전력판매량 저조, 제조업 동력 떨어지는 모습 대변…대내외 경기 부진·구조조정으로 최근 기업대출 증가 폭도 둔화]

머니투데이

GDP(국내총생산) 등 전통 경제지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보조·대체 지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기존 지표가 다양하고 세분화된 산업구조 흐름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에서다. 전문가들 역시 한국경제 구석구석을 살펴보기 위해선 다양한 지표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널리 알려진 보조·대체 지표로서 커창지수나 그린스펀지수는 국내 경기 흐름과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다. 커창지수 중 비중이 가장 큰 산업용 전력판매량은 공장 가동과 직결돼 있어 경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다. 최근 궤적만 보더라도 한국 경제성장률과 비슷하다.

◇저성장 궤적과 같은 산업용 전력판매량 추이



한국전력에 따르면 산업용 전력판매량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8%로 급감했다가 이듬해 12.3%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경제성장률은 0.7%에서 6.5%로 뛰었다. 2012년 들어 산업용 전력판매량 증가 폭이 2%대로 떨어진 점도 같은 시기 2%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 모습과 흡사하다.

최근 산업용 전력판매량 증가 폭이 저조한 점은 한국 경제에게 '경고 신호'다. 2015년 산업용 전력판매량은 2009년보다 낮은 0.4% 증가에 그쳤다.지난해 1~11월 누적 증가율(1.7%) 역시 2009년 수준을 밑돈다. 경제 성장의 큰 축인 제조업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은행 기업 대출잔액 증감율도 경제성장률 흐름과 유사하다. 기업 대출잔액은 2008년 19.7%에서 2009년 2.9%로 크게 떨어졌다. 3년 만에 경제성장률이 3%대를 회복했던 2014년 기업 대출도 8.3%로 뛰었다. 하지만 2015년 7.1%를 기록한 뒤 지난해 하락세가 지속됐다.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 지속, 기업 구조조정 등 칼바람이 불면서 대출을 통한 기업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수출과 내수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철도 화물운송량 역시 2009년 16.9% 급감했다. 금융위기 여파다. 철도 화물운송량은 2010년 반등했지만 2013년부터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다만 화물운송의 경우 육상 운수업을 감안해야 하는 면도 있다.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차(4·5종)의 고속도로 이용대수 증가율은 2013~2015년 3.9~5.3%를 기록했다.

◇그린스펀이 살펴 본 쓰레기배출량, 내수 가늠자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챙겨본 쓰레기 배출량 역시 유의미한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런스펀 전 의장은 사람들이 먹고 사는 행위의 최종 도착지가 쓰레기라는 판단 아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에 들어가기 전 쓰레기 매립지에 방문하곤 했다.

최근 쓰레기 배출은 분리수거 정착 등 구조적 요인으로 감소세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처럼 특수 상황에서 내수 경기 가늠자 역할을 한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조사한 2014년 4월 서울·인천·경기도 생활 폐기물은 7205만2610㎏으로 2011년 11월 이래 가장 많았다, 곧이어 2014년 5월과 6월에는 각각 5995만8030㎏, 4893만7900㎏으로 1210만kg, 2312만kg 줄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소비가 침체된 결과였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지표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신용카드 신용액을 기반으로 한 속보성 소비 지표를 개발하는 게 한 예다. 국내 소비의 76%를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만큼, 기존 서비스업생산지수·소매판매액지수보다 정교한 속보성 지표를 내놓겠다는 목표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커창지수는 생산 측면에서 '물적 자본'을 바탕으로 경기를 측정했는데 '인적 자원' 측면에서도 경제 지표를 발굴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에서 경기가 안 좋을 때 팔리는 물품이나 저가 품목 비중이 얼마나 늘었는지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canelo@, 박경담 기자 damdam@mt.co.kr, 정혜윤 기자 hyeyoon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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