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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특검에 체포된 최순실 “억울하다, 자백 강요당해” 큰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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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관에 끌려가며 “손자 멸망시키려” 동정심 유발

특검 “근거 없는 흠집내기일 뿐” 오늘 조사 마무리

경향신문

7번 만에 강제출석 6차례 소환에 불응하다 체포영장 발부로 박영수 특검팀에 강제소환된 최순실씨가 25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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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소환을 거부해 오던 최순실씨(61·구속)에 대해 25일 체포영장을 집행해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한 달여 만에 특검에 소환된 최씨는 취재진 앞에서 “억울하다”고 외치며 소란을 피웠다. 앞선 특검 출석 때 마스크를 쓰고 침묵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마스크를 벗고 열변을 토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수의를 입은 모습으로 서울구치소에서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최씨는 교도관들에게 이끌려 오며 고개를 똑바로 들고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라고 소리쳤다.

이어 “어린 손자까지 멸망시키겠다 그러고,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라고 외쳤다. 특검 사무실로 향하는 승강기 앞에서는 “이건 너무 억울하다. 우리 애기까지 어린 손자까지 그렇게 하는 거는…”이라며 몇 초간 탑승을 거부하기도 했다. 또 최씨는 “(특검이) 박 대통령하고 공동책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고도 했다.

최씨가 지난해 10월31일 검찰에 처음 출석할 때 고개를 들지 못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말한 것과 크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최씨는 지난해 12월24일 특검에 처음 출석할 때는 마스크를 쓴 채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최씨의 이날 발언은 의도를 갖고 사전에 계획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어린 손자를 언급해 동정심을 유발하고, ‘강압수사’를 주장하며 자신과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비난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규철 특검 대변인은 “최씨가 근거 없는 트집을 잡아 특검 수사에 흠을 내려는 것 같다”며 “최씨의 주장에 개의치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이날 오전 변호인과 면담한 뒤 오후 2시부터 특검 조사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최씨가 묵비권을 행사하더라도 그대로 조서를 작성하면 된다”며 조사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최씨는 ‘정신적 충격’ ‘재판 준비’ ‘강압수사 거부’ 등을 이유로 6번에 걸친 특검의 소환 요청을 거부해왔다.

이에 특검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와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강제조사에 들어갔다. 특검은 일단 체포영장에 적시된 혐의를 중심으로 최씨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특검이 최씨의 공판 일정을 고려해 26일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25일 예정돼 있던 최씨 공판이 증인 출석 문제 등으로 연기되면서 이날 오전 전격적으로 체포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48시간 동안 최씨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다른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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