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1 (금)

‘덱스’가 불러올 IT 시장 대격변…PC 시장 종말 가속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웨이

갤럭시S8 전면부에 채용될 디스플레이 패널. 사진=트위터 이용자 Dfordesign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삼성전자가 오는 3월 갤럭시S8 언팩 행사에서 새로운 액세서리 기기 ‘덱스 스테이션(DeX Station, 이하 덱스)’의 공개를 확정하면서 IT 기기 시장의 한 축으로 굳건히 자리했던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의 종말이 다가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3월 미국 뉴욕에서 진행하게 될 ‘삼성 갤럭시 언팩 2017’ 행사에서 ‘덱스’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4월 중순부터 시작될 갤럭시S8 판매와 동시에 덱스도 함께 판매할 예정이다.

동그란 모양으로 알려진 덱스는 갤럭시S8을 데스크톱 PC처럼 쓸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하는 제품이다. 쉽게 말해 모바일에서만 할 수 있던 업무를 덱스를 통해 대형 디스플레이와 연결시켜 스마트폰을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굿바이 PC’ 예언이 맞았다 = 사실 PC 시장의 종말이 머지 않았다던 전망은 꽤 있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0년부터 스마트폰 시장이 개척되고 본격적으로 확장 국면을 맞으면서 수년 내 PC 시장이 상당 부분 축소되거나 문을 닫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팬택이 스마트폰 ‘베가 X’를 출시할 당시 “5년 안에 PC 시장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굿바이 PC’라는 주제로 이벤트를 벌인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일반 사무 업무나 각종 문서 편집 등 전통적으로 PC로만 이용할 수 있었던 여러 작업을 스마트폰이 대체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과 적은 저장 용량, 모바일 칩(AP) 처리 속도, 배터리의 한계 등이 대표적인 대체 불가의 사유였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저장 용량이 노트북 PC와 맞먹을 정도로 커졌고 배터리와 AP 처리 속도도 획기적 기술 성장 덕에 진화했다. PC에서 구동되던 각종 프로그램도 모바일 기반 OS에서 구동이 가능하도록 진화하면서 모바일을 통한 사무 업무도 대부분 가능해졌다.

여기에 결정적 대체 불가 사유였던 키보드·디스플레이·프린터 등과의 연동이 가능해지면서 PC 시장의 종말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데이터로 보면 PC 시장의 종말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최근 조사·발표한 지난해 글로벌 PC 판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판매된 PC의 수량은 2억6970만대로 2015년보다 6.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C 판매량의 추이를 살펴보면 스마트폰 대중화의 초기였던 2011년 3억6500만대를 기록한 후 매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PC의 판매량이 줄어드는 사이 스마트폰의 판매량은 갈수록 증가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래픽이나 게임 등 일부분에서는 여전히 PC가 채워야 할 수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PC 시장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개인용 일반 PC 시장은 ‘덱스’의 탄생 이후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스마트폰 중심 생태계 완성 꿈꾼다 = 삼성전자가 ‘덱스’ 출시를 통해서 기대하는 것은 스마트폰 중심의 IT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새로운 스마트폰을 공개할 때마다 기어 S, 기어 S2, 기어 S3, 기어 VR, 기어 360 등 획기적인 액세서리 제품을 함께 공개해왔다. 특히 기어 S를 필두로 한 웨어러블 기기(스마트 워치)는 손목시계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따라서 ‘덱스’의 출발도 PC가 더 이상 핵심적 IT 기기가 아님을 증명하게 된 결정적 계기임과 동시에 PC 시장의 종말을 촉발시킬 대표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는 업계 안팎의 해석이 지배적이다. 기어 시리즈가 시계 시장을 재편했듯 덱스가 PC 시장을 재편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덱스’ 공개를 계기로 현재 사실상 고사 상태에 빠져 있는 PC 사업에서 아예 손을 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PC 판매량이 과거에 비해 떨어져 있는 상황인데다 스마트폰이 PC의 대부분 기능을 대체하고 있는 만큼 스마트폰 사업에만 집중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IM부문에 소속된 PC사업부의 매각을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덱스’의 탄생과 그로 인한 PC 시장의 종말은 IT 디바이스 역사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는 순간”이라면서 “앞으로는 덱스처럼 스마트폰을 더욱 PC처럼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의 진화 수준에 따라 시장의 환경이 변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저작권자(c)뉴스웨이(www.newsw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