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0.6%(전기 대비)에서 4분기 0.4%로 0.2%포인트 하락했다. 2014년 4분기(0.7%)부터 5분기 연이어 0%대에 그쳤다.
닫힌 지갑, 꺾인 부동산 경기가 저성장의 주된 이유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 민간소비가 둔화하면서 성장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0.5%였던 민간소비 증가율(전기 대비)은 4분기 0.2%로 추락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청탁금지법 시행 등 여러 악재에 소비가 크게 줄었다.
건설투자 증가율도 지난해 3분기 3.5%에서 4분기 -1.7%로 급락했다. 그동안 국내 경기를 이끌었던 부동산 경기가 시장금리 상승, 대출규제 강화 여파로 식기 시작했다.
추락하는 경기를 지탱하고 있는 건 이제 설비투자 정도다. 지난해 3분기 0.2%에 그쳤던 설비
투자 증가율은 4분기 6.3%로 뛰었다. 정 국장은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수출이 잘 되면서 제조 장비 같은 선제적 투자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도 제조업만 웃었다. 지난해 3분기 -0.9%였던 제조업 GDP 증가율은 4분기 1.8%로 반등했다. 반면 이 기간 건설업(GDP 분기별 증가율 3.7→0.5%), 전기ㆍ가스ㆍ수도사업(5.9→-4.3%), 서비스업(0.9→0%), 농림어업(-1.6→-2.8%)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 자유무역협정(FTA) 제동 등 제조업 수출 전망엔 먹구름이 가득하다. 해운ㆍ조선업 등 주력 산업 불황과 구조조정도 악재다.
소비ㆍ부동산 경기가 올 들어 반등할 것이라 기대하기도 힘들다. 소비심리는 최근 더 얼어붙었다. 한은에 따르면 올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전과 비교해 0.8포인트 하락한 93.3이다. 금융위기 충격이 남아있던 2009년 3월(75) 이후 최저다. 1월 주택 가격 전망 CSI 역시 한 달 전보다 5포인트 내려간 92를 기록했다. 100 아래로 내려갈수록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가구가 많다는 의미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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