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빡빡해진 개발일정에 개발자들과 협력사들 '한숨'
출시 당기려다 화근된 갤노트7 전철 밟을까 우려 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사장이 지난 2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단종 사태를 초래한 갤럭시노트7의 발화원인 조사 결과와 앞으로의 방지대책을 공개했다. 2017.1.23/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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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보람 기자 = 삼성전자가 1년에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을 2번씩 출시하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혀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사건을 계기로 스마트폰 설계와 품질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바람에 개발기간이 대폭 늘어났는데 1년에 2번씩 프리미엄폰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얘기다. 자칫 빡빡한 일정을 한정된 시간안에 완성하려다가 품질안전문제가 재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사장은 지난 23일 뉴스1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상반기 '갤럭시S'와 하반기 '노트시리즈' 출시 일정을 조정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고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노트7 단종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로 프리미엄 전략을 단일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는 것이다.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투트랙'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읽힌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노트7같은 발화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스마트폰 안전성 검사와 품질관리 검사 등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혀 개발기간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배터리 안전성 검사를 비롯해 충방전 시험과 사용자 환경에 맞춘 조건시험 등을 도입하겠다고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고동진 사장도 종전보다 개발기간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고 사장은 "안전성 강화 프로세스 도입으로 개발 일정이 다소 길어지겠지만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도입하는 점검절차가 많다보니 기존에 비해 제조공정이 까다로워지고 안전점검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관련업계는 삼성전자가 신제품 출시기간을 조정할 것으로 점쳤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갤럭시S 시리즈'를 출시하고, 하반기에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출시한다는 전략을 변함없이 유지하기로 했다. '갤럭시A·C·J'와 '갤럭시온'같은 중저가 스마트폰들도 국가별로 쉴새없이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맞추려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는 제품의 콘셉트 설정과 설계, 부품 수급, 시제품 제작, 품질검사, 완제품 생산과 판매 과정을 숨가쁘게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부품 협력사들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전략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사건이 발생한 것도 출시 일정을 앞당기려다가 발생한 것인데, 또다시 신제품 출시 일정을 빠듯하게 유지한다면 품질문제가 재발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애플만 하더라도 1년에 한번 프리미엄 모델을 출시하기 때문에 품질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전성 강화도 좋지만 빡빡한 개발일정은 또다시 개발자와 협력업체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고, 이것은 결국 제품 생산과 품질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옥죄는 일정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개발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 한 관계자는 "노트7 사태로 내부 직원들 역시 깊이 자성하고 있고, 이에 따른 안전성 강화는 당연한 조치지만 가뜩이나 빠듯했던 일정에 거쳐야할 검증 단계가 대폭 늘어나면서 혹시 출시일에 이상이 생긴다면 과연 이 시스템이 그때도 제대로 돌아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출시일에 쫓겨 기계적으로 일하면서도 매번 혁신을 담아내야 하는 과제로 스트레스가 크다"며 "개발일정이 여유롭다면 한 제품에 더 집중해 품질은 물론 신뢰성 높은 제품을 내놓지 않겠냐"고 토로했다.
boram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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