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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노트북 배터리 전쟁 'LG 기선제압'…‘용량’에 백기 든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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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노트북 시장에서 '배터리'이슈로 승부를 벌였던 삼성과 LG의 대결은 충전없이 하루종일 사용하는 콘셉트로 '배터리 용량'을 내세운 LG전자가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삼성과 LG는 노트북 시장에서 1kg 미만의 '초경량'을 이슈로 승리의 판결을 내기 힘든 박빙의 승부를 전개해왔다. 초경량을 필두로 한 양사 박빙의 승부가 2017년 신제품에서는 노트북의 영원한 숙제인 '배터리 사용시간 증가'를 메인 콘셉트로 이어간다.

먼저 삼성은 '어디서나 충전이 가능한 노트북'을 콘셉트로 '올웨이즈(Always)' 시리즈를 선보였다. 일반적인 어댑터를 통한 충전 뿐 아니라 비상 시 스마트폰용 충전기 또는 휴대용 보조배터리(출력 10W 이상)로 충전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덕분에 가벼운 스마트폰 충전기만 들고 다니면서 카페 등에서 간단하게 충전을 하거나, 전원 콘센트가 없는 야외에서도 보조배터리만 있으면 노트북을 충전해 좀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이 점을 강조한 삼성은 2016년 12월 정식 발표와 더불어 예약 판매를 함께 진행했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17에도 출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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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삼성과 달리 배터리의 용량을 늘린다는 단순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2017년형 '올데이(Allday) 그램' 13인치 모델의 경우 무려 최대 24시간(LG 자체 테스트 기준)이라는 사용 시간을 제공한다. 단숨에 배터리 사용 시간을 기존 노트북의 2배 가량으로 늘린 것이다.

신형 그램 노트북에는 LG화학이 새롭게 개발한 탄소 나노튜브 기술 기반 신소재 배터리가 적용됐다. 배터리 용량이 기존 모델의 34.61Wh(와트시)에서 약 두배인 60.02Wh로 2배가량 증가했지만 배터리의 크기와 무게는 크게 늘지 않았다. 덕분에 상징적인 1kg 미만의 무게(15인치 모델 제외)를 유지하면서도 배터리 사용시간이 늘어났다. 어댑터를 가지고 다니지 않고도 하루 종일 쓸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제품 이슈는 LG전자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이 내세운 어디서나 다양한 방법으로 충전이 가능한 점도 분명 장점이지만, 소비자들이 한 번 충전으로 더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스마트폰의 경우도 일체형 배터리 채택이 늘어나면서 배터리 용량과 그로 인한 사용시간이 중요한 선택 기준의 하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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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삼성도 대용량 배터리를 채택해 '올데이' 사용 시간을 구현한 '올웨이즈' 노트북의 대용량 버전 2종(900X5N-X 및 900X5N-L)을 22일 정식으로 발표했다. 15인치 모델로만 선보인 이제품 역시 30Wh 용량의 배터리를 66Wh까지 늘려 최대 23시간(삼성 자체 테스트 기준)까지 사용시간을 늘렸다. 대용량 배터리가 더 유리하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

LG 그램과 차이점으로는 외장 GPU(그래픽카드)를 탑재함으로써 어느 정도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 성능까지 제공(900X5N-X 모델)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늘어난 배터리 용량에 비해 무게는 줄이지 못했다. LG 신형 그램 15인치 모델이 1.09kg인데 비해 삼성 올웨이즈 대용량 모델의 무게는 약 200g 더 무거운 1.25kg이다.

게다가 13인치와 14인치, 15인치까지 모든 크기에서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신제품을 선보인 LG 그램과 달리 삼성 올웨이즈 대용량 모델은 15인치급 제품만 먼저 출시됐다. 배터리의 무게 뿐 아니라 부피 또한 줄이지 못해 14인치 이하 모델을 바로 출시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삼성은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주목을 받았던 '갤럭시 노트 7'의 배터리 발화 문제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23일 공식 발표에서도 갤럭시 노트 7의 최종 발화 원인으로 '배터리'를 지목했다. 2016년 하반기를 '배터리' 문제로 곤욕을 치른 삼성이 2017년 노트북 시장에서도 '배터리'로 또 한 방을 먹은 셈이다.

IT조선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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