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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뱀파이어 잡는 링컨? ‘확 깨는’ 게임 속 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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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이라는 연설로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유명한 인물로 자리잡은 링컨이 뱀파이어를 때려잡는다면? 다소 황당무계한 이야기지만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링컨: 뱀파이어 헌터’는 이러한 설정을 기반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10년에 출간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국민 주권운동과 흑인노예 해방운동 등을 펼쳤던 기존의 링컨에 대한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이미지를 전면에 내건 것이 특징. 파격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설정은 영화의 완성도는 차치하더라도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부족함이 없다.

이미지 변신은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요소이다. 이미지 변신을 한 주체가 유명하면 유명할수록 그 충격은 그에 정비례해서 커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점을 노린 것인지 실존했던 인물을 게임에 등장시키되 기존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등장케 하는 게임들의 경우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면 지난 2010년 출시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전략 시뮬레이션게임 ‘시드마이어의 문명5’(이하 문명5)를 꼽을 수 있다. 다양한 특징을 지닌 문명을 육성해 자신의 국가를 강대국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게임에는 각 문명마다 해당 문명을 대표하는 역사 속 실제 인물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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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측천무후 등 다양한 위인이 등장하는 이 작품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인물이라면 단연 인도의 ‘간디’가 꼽힌다. 비폭력 민족주의로 대변되는 간디는 인도의 민족운동 지도자로 높은 평가를 받는 인물. 하지만 문명5에 등장하는 간디는 이런 기존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인물이다. “순순히 금을 넘기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라며 옥수수와 금, 혹은 옥수수와 다이아몬드의 교환을 강요하는 인물이 바로 문명5에 등장하는 간디의 모습이다.

비폭력 민족주의자의 이미지가 너무 강한 탓인지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간디의 이런 요구를 묵살하기 마련이지만, 게임 속의 간디는 자신의 요구를 무시하는 이들에게 핵미사일 공격도 망설임 없이 저지르는 인물. 이런 간디의 모습에 게이머들은 “비폭력주의자가 아니라 Be 폭력주의자다”라는 말까지 할 정도였다.

문명5의 확장팩에서는 세종대왕의 등장이 화제가 됐다. 비록 세종대왕이 국내 출시버전에서는 다소 ‘어벙한’ 모습으로 등장해 게이머들의 웃음을 자아내긴 했지만 말이다.게이머들을 웃게 만든 이유는 하나. “조선의 궁궐에 당도한 것을 환영하오 낯선 이여.나는~ 나의 훌륭한 백성들을 굽어 살피는 깨우친 임금~ 세~종이오~”라는 어색한 말투 때문이었다.

이러한 모습 때문인지 한 동안 게이머들은 문명5에 등장하는 세종의 음성을 이용해 다양한 ‘짤방’(인터넷에 사용되는 각종 사진이나 그림을 지칭하는 인터넷 은어)을 양산했으며, 문명5에 등장하는 세종대왕의 음성을 새롭게 더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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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인물들의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파괴하는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코에이테크모의 액션게임 시리즈 ‘진삼국무쌍’ 시리즈와 ‘전국무쌍’ 시리즈를 빼 놓을 수 없다. 뛰어난 두뇌로 유비를 도와 촉나라를 이끌었던 제갈공명은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고 ‘진삼국무쌍’에서 레이저 빔을 난사하는 인간병기로 새롭게 등장하며, 오나라의 장수인 장합은 용맹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긴 머리의 미청년으로 게임 속에 등장한다.

감마니아에서 서비스 중인 웹게임 연희몽상에서는 더욱 적극적인 이미지 파괴를 확인할 수 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모조리 여자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삼국지에 등장한 유명 장수들이 미녀들로 바뀐 독특한 설정 하에 게이머가 성을 발전시키고 전투를 진행하면서 등장 미녀 장수들의 독특한 이벤트 신을 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재미있는 것은 역사 속 인물들의 이미지 교체가 때로는 웃지 못 할 에피소드를 남길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연희몽상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연희무쌍’의 애니메이션이 일본에서 처음 등장했을 당시, 다수의 중국인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이 그 예이다. 중국 내에서는 신격화 되어 있는 관우의 이미지를 해쳤다는 것이 그들이 분노하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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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지 파괴는 언제나 즐거움을 가져온다. 특히 엄숙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위인들에 대한 기존 이미지가 파괴되었을 시에 느끼는 재미는 더욱 크다. 이러한 점을 노리고 소재를 발굴하는 것은 게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서 확인되는 모습이다"라며, "하지만 도가 지나친 경우는 오히려 반발을 사기도 한다. 특히나 해당 인물에 대한 팬덤이 작용되고 있는 경우나, 종교 지도자, 역사 속 성웅에 대한 패러디가 아닌 '모욕' 수준의 이미지 파괴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게임 소재를 발굴하는 것도 좋지만 이러한 부분에서 균형을 찾는 것도 개발사가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글 / 김한준 기자 <endoflife81@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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