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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한국 경제, 총알받이로 내몰렸다…재정부양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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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바르드 "저금리 끝나고 중국 성장둔화 위협"

뉴스1

달러/원 환율이 6개월 만에 1190원을 돌파한 20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2016.12.2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병우 기자 = 한국·대만 등 수출 주도형 북아시아 국가들이 글로벌 변수 이동의 희생양이 될 가장 위험한 지점에 서 있다는 경고장이 날아왔다.

20일(현지시간) 글로벌 경제분석기관 롬바르드는 한국과 대만 등 북아시아 거시 경제에 2~3년 기준 중기적 악재들이 구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금리 상승세를 꼽을 수 있다. 다음은 중국의 '불가능한 삼위일체' 압력 고조이다.

불가능한 삼위일체(impossible trinity)는 독자적 통화정책과 환율안정, 자유로운 자본이동의 세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는 경제학자 로버트 먼델의 이론이다. 중국이 자본이동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질서 있는' 위안화 하락과 성장을 지원하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롬바르드는 또 "엔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북아시아 경제에 복잡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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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바르드는 "단기적으로 보면 리플레이션(경기회복속 물가 상승)에 기댄 미국의 금리 상승세는 북아시아 등 신흥국에 나쁜 것만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중국도 여전히 '리플레이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 긴축발작(양적완화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과 달리 경상흑자 증가 등 탄탄한 기초체력을 갖추고 있는 긍정적 장점도 보유하고 있다.

롬바르드는 그러나 "글로벌 변수들이 장기적으로도 북아시아 경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일단, 저금리 퇴각은 글로벌 유동성의 경색을 의미한다. 돈 빌리기가 점점 쉽지 않다. 신흥국은 채권 발행시 더 높은 금리를 요구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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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초저금리 환경에서 '수익률 추구' 전략에 사로잡혀 신흥국으로 뛰어들었던 자금흐름도 정점을 이미 통과했다. 너무 뜨겁지도(인플레이션), 너무 차갑지도(디플레이션) 않았던 '골디락스(goldilocks)'가 끝나가고 있다고 롬바르드는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제 금융시장은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돌 수 있다.

한편, 중국의 리플레이션 정책이 성장 둔화를 막았으나 부채를 높이는 부작용을 낳았다. 불건전한 경제성장을 만든 것이다. 부채 규모이 유지 불가능한 수준인데, 불투명한 비은행금융(NBFI)구조에 숨은 그림자금융도 골칫거리이다. 이같은 확장세가 지속되면 중국 경제는 수년 안에 신호등의 노란불로 넘어갈 수 있다. 위험신호인 빨간 신호등의 전 단계이다.

물론 중국 정부는 과잉부채를 해결할 만한 자원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공짜 점심이 없다는 점이다. 북아시아 경제에 해악이 될 수 있다고 롬바르드는 주장했다. 과잉부채 문제는 금융위기 발발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과 그외 지역의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롬바르드는 "이같은 글로벌 요인의 변화는 수출주도형이며 저금리 속 대중국 연관성이 높은 한국·대만을 사선(射線)의 맨 앞줄로 끌어다 놓았다(in the first line of fire)"고 비유했다. 총알받이가 될 지 모를 최전선에 놓였다는 의미다. 더구나 북아시아 국가들의 대출사이클이 고점에 다가서고 잠재 성장률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리플레이션에서 성장 발사 국면으로 넘어가는 환경을 누리기 힘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롬바르드는 "지나가버린 초저금리의 장기화 시대와 위안화·엔화의 하락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한국과 대만의 유일한 성장 동력은 재정부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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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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