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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남경필 "문재인은 박근혜의 진보 버전" 원색적인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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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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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경기지사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선후보 지지율 1위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진보버전"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남 지사는 12일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에 대해 "퇴행적이라고 얘기할 정도는 아닌데, 문 전 대표에게서 박 대통령의 진보 버전 같은 모습을 본다. 박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우라 속에서 성장한 것처럼 문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우라에서 성장한 분이라는 의미"라며 "리더십이나 어젠더 설정하는 걸 보면 노 전 대통령에 비해 한참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문 전 대표가 결국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누굴 너무 좋아해서 찍는 사람들보다는 저놈만 안됐으면 하고 찍는 사람이 많은 게 선거판이다. '민주당 후보로 문재인만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사람이 절반이라면 해볼 만하다"며 "민주당 원혜영 의원이 문재인에 대해 '무난하게 대선후보 되면 무난하게 진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 상대라면 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남 지사는 최근 촛불집회 정국에서 지지율이 급등한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해서도 "이 시장이 국민의 답답한 가슴을 사이다처럼 뚫어준 게 분명히 있긴 하다. 하지만 앞으로 지지율이 그렇게 안 나올 거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장은 과거청산 국면에서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할 때 시원하게 뚫어줄 사이다 발언으로 지지율이 상승한 거다. 사이다는 탄산음료 아닌가? 시원하고 달작지근하고 톡 쏘고. 그러나 사이다는 갈증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몸에도 안 좋다. 장기간 복용하면 건강에도 엄청나게 해롭다"라며 "탄산음료의 한계가 뭔가? 당장 목마르고 땀나고 답답할 때 한 잔 하면 시원하지만 그 때 뿐이다. 지금 이 시대는 물이 필요하다. (나는) 시원한 물이 되고 싶다"며 자신을 시원한 물에 비유했다.

그는 이어 "이 시장이 지금까지 내놓은 정도의 이야기로는 (미래의 지도자감인지 아닌지) 판단할 게 없다. 오늘 인터뷰 때 당연히 물어볼 것 같아서 그 동안 어떤 주장 했나 찾아봤더니 별로 없더라"라며 "성남시에서 하는 청년수당은 비현실적인 산수다. 급진적으로 추진하기는 위험한 정책이다. 19~24세를 위한 정책을 5조원 정도 들여서 하자는 건데, 재정 여건이 상당히 좋은 시에서는 할 수도 있지만, 경기도 전체에는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반대했다. 외교 정책은 중국과 미국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하는데, 딱 그 얘기까지다. 그 외 정책은 판단할 게 없다. 대선후보로 평가할 미래비전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반 총장은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다.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뛴다면 (보수진영이) 이길 수 있다"며 "반드시 정치권에 들어올 필요는 없다. 반 총장이 '나는 대선출마 안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미래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제 모든 역량을 바치겠다. 그럴 만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대한민국의 주체로 서야합니다'라는 얘기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많이 될 거다"라고 말했다.

반 총장이 직접 대선 후보로 나서기보다는, 보수진영의 서포터로서 역할해주기를 바란다는 의미다.

남 지사의 이같은 인터뷰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유송화 부대변인은 13일 브리핑을 통해 "오늘 남경필 지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진보 버전 같은 모습을 본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그 동안 어떤 주장 했나 찾아봤더니 별로 판단할 만한 게 없더라'고 말하는 등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들을 폄훼했다"며 "남 지사는 전국을 밝힌 국민들의 촛불 민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대권에만 눈이 멀어 유력 후보 흠집내기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지난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소리치던 분이 자신이 몸담았던 당을 떠난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아서 마치 면죄부를 받은 양 행동하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볼 것이지 먼저 생각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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