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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탄핵가결> 기로에 선 한국경제…"경제정책 중심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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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연합뉴스TV 제공]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12년 만에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4분기 성장절벽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대외신인도 하락 등이 우려된다.

다만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정국 혼란을 조기에 수습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정치와 경제는 별개인 만큼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인 부총리 인준 문제를 서둘러 해결해 한국경제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부결 비해 영향 작지만 혼란 불가피

대다수 국민들이 박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해왔던데다 경제는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만큼 탄핵안 부결 보다는 가결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의 정도는 덜하다는 평가다.

탄핵안이 부결됐을 경우 향후 정국 혼란의 정도는 예측하기조차 힘들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순수하게 경제적 측면에서 대통력 탄핵을 불확실성 해소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탄핵안 가결로 대통령 권한이 정지되고 국무총리가 권한 대행을 맞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진 만큼 우리 경제는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차기 대통령 선출까지 짧게는 2개월, 길게는 8개월가량 소요되면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대외신인도 하락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신용평가기관이 한국에서 발행한 국채와 회사채 신용등급 하락을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국제기구나 해외 신용평가기관은 정치적 혼란이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을 경고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최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관련한 보고서를 펴내면서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치적 리스크가 국내 경제정책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로 기존에 비해 0.4%포인트 낮춘 2.6%를 제시하면서 단기적 하방요인으로 갤럭시노트7 사태와 함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 등 '국내 정치적 위험'을 언급했다.

◇ 백척간두 한국경제…내년 2% 성장도 쉽지 않아

문제는 정치적 혼란을 제외하고라도 우리 경제의 위기가 이미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가 양호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나, 여타 부문이 부진하면서 경기가 점차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는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하다"(10월), "경기 회복세가 약화하고 있다"(11월)는 앞선 전망보다도 더욱 악화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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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KDI는 우리 경제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이 지난 1분기 2.8%, 2분기 3.3%, 3분기 2.6%에서 4분기는 1.9%로 2%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기 대비 성장률은 4분기 0.0%로 제자리 걸음 할 것으로 예상했다. 탄핵의 여파가 경제에 전해지면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내년 상황은 더 어렵다.

KDI는 지난 5월 우리 경제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2.7%를 제시했지만 지난 7일 발표에서는 2.4%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지난 6월 예상과 달리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가 결정됐고,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노골적인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내년 2.4% 성장 전망은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로 탄핵으로 인한 충격을 감안하면 내년 성장률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정치혼란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경제주체의 소비위축과 투자지연 뿐만 아니라 생산 및 노동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이 파급되면서 내수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난국을 수습할 경제 컨트롤타워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일 새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됐지만 대통령 탄핵 문제에 밀려 한 달이 넘도록 청문회 개최 여부 조차 장담하기 어렵다.

현 유일호 부총리가 경제위기 수습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어정쩡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 "내년이 문제…부총리 인준 서둘러야"

경제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경제 부총리를 중심으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의 경제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웅기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는 "탄핵안 부결 보다는 덜하지만 가결됐다고 해서 경제에 충격이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차기 대통령 선출 때까지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경제가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은 2% 중반도 쉽지 않다. 거시 경제 상황은 지금 계속해서 가라앉고 있다"면서 "경제변수가 개선되는 것이 거의 없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제정책의 중심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백 교수는 "경제 컨트롤타워가 바로 서야 한다"면서 "탄핵이 결정난 만큼 임종룡 부총리 후보자를 정식으로 인준해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새 정부가 들어오는 것은 시기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라며 "지금까지의 정책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컨트롤타워 중심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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