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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펀딩서 사업성 검증… ‘스타트업’ 안정 투자 길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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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주식 장외시장 개장

서울에 자리 잡은 ‘이주코리아’는 반려동물 드라이룸이라는 독특한 상품을 제조하는 업체다. 이 상품은 상자 형태의 구조물에 목욕시킨 반려동물을 넣어 힘들이지 않고 털을 말릴 수 있는 장치다. 12개국에 수출돼 지난해 기준 회사의 매출액은 61억6700만여원에 달한다. 지난 6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약 1억원을 모금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처럼 기발한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창업 초기 벤처기업)에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4일 개장하는 ‘KRX스타트업마켓’(이하 KSM)을 통해서다. 이는 유망 스타트업의 주식 장외시장으로, 투자자들이 원활하게 거래하고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타트업에도 자본 조달을 통한 성장 발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SM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모금에 성공한 기업과 창조경제혁신센터, 정책금융기관이 추천한 스타트업 37개 기업과 함께 출발한다. 이들 기업에 지분을 가지고 있거나 사고 싶으면 KSM을 통해 매매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지난 1월 출범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해 갖게 된 지분은 1년 전매제한 규정에 따라 거래가 제한된다.

KSM 거래는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진다. 현재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먼저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한 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회원 가입을 해야 거래를 할 수 있다. 장외시장이어서 매매는 1대 1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A씨가 KSM에 ㄱ기업의 지분 10주를 10만원에 팔겠다고 정보를 올려놓으면 해당 기업에 관심 있는 B씨는 A씨에게 채팅을 신청해 수량과 가격을 조정하게 된다. 협상이 완료되면 주식 대체와 현금 이체는 각자의 거래 증권사를 통해 이뤄진다. 크라우드펀딩 기업의 모금 당시 1주당 가격과 그외 기업의 벤처캐피탈 투자가격 등 거래소의 안내를 참고해 거래하면 된다.

KSM의 개장으로 개인투자자들도 손쉽게 스타트업 지분을 사들이고 향후 이를 팔아 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사업성이 이미 검증된 기업인 만큼 사설 장외시장의 종목보다 안정성이 높다는 게 거래소 측 설명이다. KSM 등록 기업은 중소기업 전용 코넥스 시장 상장 시 특례가 적용되는 만큼 장래성도 유망한 편이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고객상품센터장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회수기간이 긴 반면 성공 확률은 낮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KSM으로 공식적인 ‘자본회수 출구’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상장 주식시장 규모 자체가 적은 데다 거래되는 주식과 투자자도 한정돼 KSM을 통한 거래가 활발할지 두고 볼 일이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갈수록 인기가 시들한 데다 비상장 주식 거래에 따라 시세차익의 10%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또 비상장 주식은 관련 기업의 정보를 얻기 어려운 개인투자자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언제 상장할지 모르는 회사에 투자하는 만큼 개인투자자들은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며 “거래소와 기업이 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진경·김라윤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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