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압박·가족간 소송 '시끌'…부정적 이미지 떨쳐내지 못해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회사 임원을 청부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이윤재 피죤 회장이 약속을 깨고 경영에 복귀해 사내 파문이 확산됐다. © News1 한재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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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가습기살균제 사건으로 옥시레킷벤키저에 대한 소비자 불매운동이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세제·섬유유연제 분야에서 LG생활건강과 P&G 브랜드가 대체재로 뜨고 있다.
그러나 '빨래엔 피죤' CM송으로 유명한 섬유유연제 피죤은 예외적으로 옥시와 함께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반사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옥시 반사효과 누린 경쟁사들…'피죤'은 동반하락
2일 생활화학용품 업계에 따르면 옥시 불매운동 전후로 피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소비자의 부정적인 브랜드 인식 탓에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피죤이 TV 광고를 시작하고 대형마트에서의 할인 행사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부정적인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LG생건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닐슨에 따르면 2010년까지 피죤이 점유율 48.3%로 섬유유연제 브랜드 1위였지만 그 다음해 이윤재 피죤 회장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순위가 역전됐다. 피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2011년 점유율이 28.6%로 전년 대비 15.4%p 급감한 것.
이 때 치고 올라간 LG생건(샤프란 등)은 지금까지 올해 들어(이하 8월까지) 격차를 더욱 벌리며 정상을 지키고 있다. LG생건 점유율은 지난해 37.7%에서 올해 38.9%로 늘어난 반면 피죤은 24.7%에서 23.7%로 떨어졌다.
특히 피죤은 옥시 반사효과를 본 P&G(다우니 등)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P&G 점유율은 지난해 20.9%에서 올해 24.1%로 올랐다.
피죤은 2010년까지만 해도 50%가 넘는 점유율을 자랑하며 시장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오너리스크'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추락하고만 모양새다.
피죤은 브랜드로고(BI) 변경과 신제품 개발, 온라인 유통과 해외 진출 강화 등을 펼치며 옛 명성을 되찾기에 나섰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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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 때문에 부정적 이미지 떨쳐내지 못해
피죤이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이 회장이 경영퇴진 약속을 깨고 '회장님'으로 복귀한 영향도 있어 보인다. 이 회장은 복귀 후 노조압박 의혹에 휩싸였고 아들과 소송전 등 끊임없이 구설에 오르면서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회장은 2011년 청부폭행 혐의로 10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7개월 복역한 후 2013년 9월 가석방돼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이 회장은 청부폭행죄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당시 경영에서 손을 떼는 조건으로 선처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약속을 어기고 경영에 복귀한 후 조원익 당시 사장을 임기 9개월 만에 내보내고 10월에는 본사 부장·차장·사원 64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피죤지회에 따르면 당시 이 회장의 경영 복귀와 동시에 본사 팀장을 특별한 이유 없이 팀원으로 강등시키는가 하면 대리·사원급 직원 8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이에 직원들이 반발하면서 2013년 11월 노조가 결성돼 노조원 수만 50여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사측이 노조원을 대상으로 원거리로 대기발령을 내고 희망퇴직을 통보하는 등 지속적으로 압박해 현재 노조원은 5명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이뿐 아니라 이 회장의 '수백억원대 횡령'을 둘러싼 소송전이 아들과 딸에게까지 번져 아버지와 아들 간, 또 자녀들 간 소송전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피죤 남매는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문제를 놓고 민사소송을 벌이고 있다.
피죤 관계자는 "이윤재 회장은 경영에 복귀한 적이 없고 인사권을 발휘한 적도 없다"면서 "창업주로서의 자리만 지키고 있을 뿐이지 경영상 활동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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