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단종을 결정한 삼성전자가 13일부터 교환·환불을 시작했다. 이날 SK텔레콤 강남직영점에 교환 후 수거한 제품이 쌓여 있다.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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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 삼성의 문제점을 무차별적으로 파고드는 해외 언론 공세는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는 글로벌 경제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특히 자국 내 스마트폰 사업이 강한 미국과 중국 언론이 유독 날 선 태도로 삼성 문제를 보도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들은 사실을 왜곡하거나 갤럭시노트7과 전혀 무관한 문제도 연결시켜 보도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전체의 문제점으로 확대 보도하는 경우도 관찰된다. 이번 기회에 스마트폰 글로벌 1위인 삼성에 치명타를 안겨 자국 업체들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도가 뚜렷이 보이는 부분이다.
삼성과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애플의 안방인 미국에서는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류 언론들이 총대를 멨다.
뉴욕타임스는 13일 "삼성의 문제 있는 제품은 갤럭시노트7뿐만이 아니다"며 "삼성은 갤럭시노트7 생산을 중단했지만 이로써 안전 문제가 모두 청산된 것은 아니며 삼성의 다른 제품들도 안전 문제의 중심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호주에서 리콜된 14만4000대의 세탁기도 발화 위험이 있다"면서 "미국에서는 삼성의 불량 세탁기가 리콜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WSJ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겨냥해 날 선 비난을 쏟아냈다. WSJ는 "갤럭시노트7 사태로 위기를 맞은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이 처음으로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또 "이 부회장이 초기 발화사고 보도를 통계상의 오차로 과소평가하고 간부들의 움직임을 막았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WSJ는 "이 부회장이 매번 중요한 의사 결정에서 거리를 둬 왔다"며 "이는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직접 지시를 내리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자의 공통점은 삼성 제품 우수성에 피해망상을 가진 점"이라고 비꼬았다.
중국 언론도 삼성의 갤럭시노트7 사태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중국은 화웨이와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여러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삼성을 숨가쁘게 추격해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해 중국 브랜드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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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중국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중국은 국영 언론이 앞장서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삼성의 갤럭시노트7 중국 판매분 전량 리콜 결정이 내려진 뒤에도 삼성을 비판하는 기사를 12일 게재했다.
외신들이 잇달아 삼성 때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은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 외에도 생활가전과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DS) 분야 등 4가지 핵심 사업이 황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과거에도 무선사업부가 부진하면 부품이 힘을 내고, 부품이 치킨게임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는 휴대폰과 TV 등이 실적을 이끌기도 했다.
해외 주요 분석기관들도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세계적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3일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 사태가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S&P는 "삼성전자의 양호한 영업현금 흐름과 6월 말 기준 65조원 규모의 순현금을 고려하면 갤럭시노트7 단종이 삼성전자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최근 주주제안을 보낸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도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갤럭시노트7 파동에도 불구하고 "갤럭시노트7을 둘러싼 최근 이슈는 불행이지만 삼성전자가 월드클래스(최고 수준) 브랜드를 가진 글로벌 리딩 기업이라는 우리의 관점을 낮추도록 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이승훈 기자 / 윤진호 기자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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