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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정부, 석유화학·철강산업 ‘선제적’ 구조조정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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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프탈산 등 4개 품목 설비 감축

후판 설비 공장 7곳 중 3곳 줄여야

주형환 “공급 과잉…군살 빼는 것”

경향신문

정부가 28일 석유화학과 철강산업의 구조조정 관련 컨설팅 최종 보고서가 나온 것을 계기로 두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설비 감축이나 폐쇄를 추진하는 정부 방침에 대해 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공개된 석유화학 컨설팅 보고서를 보면 테레프탈산, 폴리스티렌, 합성고무, 폴리염화비닐 등 4개 품목은 이미 공급과잉 상태였다. 4개 품목이 전체 석유화학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 수준이지만 생산업체들이 LG화학,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종합화학 등 대표적인 석유화학 대기업들이라는 점에서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폴리에스터섬유와 페트병의 원료인 테레프탈산은 단기간 내 설비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레프탈산은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수출액이 연간 45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대표적인 효자 수출품목이었지만, 최근 중국의 자급률이 100%를 넘어선 이후 수출이 70%가량 급감한 상태다.

장난감용 플라스틱 소재로 널리 쓰이는 폴리스티렌은 현재 설비 감축과 전환이 진행 중이지만, 추가로 설비 조정이 필요하다고 분석됐다. 타이어 원료로 쓰이는 합성고무와 파이프용 소재인 폴리염화비닐의 경우 현 설비를 활용해 고부가 품목으로 생산품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요 석유화학업체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석유화학산업이 최근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 중이지만 이는 저유가에 기인한 것”이라며 “향후 고유가 시대와 후발 개도국의 추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선제적인 사업재편을 통해 불필요한 군살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철강 구조조정 방안 최종 보고서를 낸 철강업계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후판은 선박 수주 급감에 따른 수요 감소로 생산 조정 검토가 필요하다는 최종 결론이 나왔다. 국내 철강사의 후판 설비 공장 7개 가운데 3개를 줄여야 한다고 제시했던 중간 보고서 내용이 최종 보고서에도 그대로 유지됐다.

포스코가 4개, 현대제철 2개, 동국제강 1개 등 국내 7개 후판 공장의 생산 능력은 총 1200만t에 달한다.

보스턴컨설팅은 후판 수요가 지난해 920만t에서 2020년 700만t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후판 생산량은 900만t으로 이미 업계가 자율적으로 생산량을 줄여왔다”면서 “생산설비를 감축하거나 폐쇄하면 중국산 수입물량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중국산 후판 수입물량은 250만t이었다. 정부는 컨설팅 보고서를 토대로 업계 및 전문가 의견 등을 반영, 석유화학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해 30일 공개할 예정이다.

<류형열 선임기자·송진식 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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