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국책은행의 구조조정 ‘성공률’ 평균 이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채이배 의원, 금감원 자료 분석…산은 23%·수출입은행 25% 수준

정치적 고려로 신속 진행 미뤄…전체 채권단 실패 44%, 회수율 22%

채권단 주도 구조조정이 이뤄진 기업 10곳 중 4곳은 구조조정이 실패해 법정관리나 청산 절차를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책은행 주도 구조조정의 성공률은 평균보다 낮았다. 주채권은행인 국책은행이 정치적 고려에 따라 신속한 구조조정을 미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주채권은행별 기업 구조조정 현황’을 보면 2008년 이후 현재까지 184개 기업(대기업 81곳, 중소기업 103곳)에 대해 채권단 주도 구조조정인 자율협약과 워크아웃이 진행됐다. 이들 구조조정 기업 중 파산, 법정관리 혹은 채권단과의 약정 불이행, 즉 ‘구조조정 실패’로 이어진 기업은 80개에 이른다. 실패율이 44%다. 워크아웃을 정상적으로 졸업한 기업은 50곳으로 성공률은 27%에 불과하다. 나머지 54개 기업은 아직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특히 중소기업만 따로 살펴볼 경우 103곳 중 절반 이상이 구조조정에 실패했다.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서 구조조정을 주도한 경우의 성공률은 각각 23%, 25%, 27%로,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전체 채권단 구조조정의 평균 성공률(27%)을 밑돌았다.

다수의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채권은행들은 지원자금 대부분을 손해보게 됐다. 국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기업들의 구조조정 전후 과정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해 대출·보증 등의 형태로 71조8402억원의 자금을 투입했으나 이 중 22%만 회수됐다.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인 채권단이 28조7355억원으로 가장 큰 손실을 봤고 이어 국민은행(5조8129억원), 우리은행(4조1670억원), 신한은행(4조947억원), 수출입은행(3조8331억원), NH농협은행(3조4676억원), KEB하나은행(3조2959억원), 기업은행(1조3880억원) 순이다.

구조조정 전에 투입한 자금과 별도로 구조조정이 개시된 이후 추가 지원한 자금의 회수율은 신한은행이 주채권은행인 채권단이 28%로 가장 낮았다. 다만 신한은행의 경우 정권과의 정경유착 논란이 일었던 경남기업을 제외하면 회수율이 215.7%로 늘어난다.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인 채권단도 구조조정 이후 투입한 자금을 31%만 회수하는 데 그쳤다. 국민은행, 수출입은행, 대구은행, SC제일은행 주도 채권단도 구조조정 이후의 투입자금을 다 회수하지 못했다. 수출입은행이 주도한 채권단의 회수율도 85%로 채권은행 평균 회수율(102%)에 미치지 못했다.

채이배 의원은 “구조조정 성공률이 저조한 것은 회계법인이 낙관적 사업계획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데다 국책은행이 정확한 진단보다 정치적 고려에 따라 신속한 구조조정을 미뤘기 때문”이라며 “국책은행과 정부의 그릇된 판단으로 국민 경제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채 의원은 특히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주도한 구조조정의 성공률, 구조조정 개시 후 지원자금의 회수율을 볼 때 국책은행이 구조조정에 전문성을 갖고 특화돼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국책은행의 구조조정 역량과 역할에 대해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향비즈 바로가기], 경향비즈 SNS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