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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최중경 회계사회 회장 "회계정보 왜곡, 대우조선 구조조정 시기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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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대우조선해양 사태는 회계정보 왜곡과 부정부패 등이 발생한 점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산업 구조조정의 타이밍을 놓쳤다는 게 가장 안타깝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사진)은 지난 8일 오후 출입기자 대상 세미나에서 "기업의 실질적인 회계정보가 있었다면 이미 몇년전에 해당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기업이 자신들을 감사하는 회계법인을 선정하는 자유수임제도가 지속될 경우 회계감사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의 자유수임제도는 가장 근본적인 이해상충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는 주주와 채권자, 종업원, 소비자, 세무당국 등 불특정 다수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선임되는 외부감사인의 입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기업이 외부감사인을 선택하는 자유수임제도는 근본적인 이해상충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가 최고경영자나 최고재무책임자가 아닌 주주, 채권자, 소비자 등 불특정 다수를 위해 진행하는 공공재적인 성격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정감사제도가 지나친 정부 개입이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정부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의 개입이 시장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은 초보적인 논리"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금융 당국과 회계업계, 전문가가 참여해 최근 발족한 '회계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에서 현재의 외부감사인 자유수임제 틀을 유지하되 지정감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한국회계학회 회장인 손성규 연세대 교수는 "기업이 몇 년마다 한 번씩은 지정감사를 받도록 하는 방안이 TF에서 논의됐다"며 "이 부분에서만큼은 당국과 업계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회계학회는 회계제도개혁 TF의 연구 용역을 맡고 있다. TF는 오는 11월 개혁 방안을 내놓는다. 이를 토대로 정책 입안과 공인회계사회 내부 규정 개정 등을 거쳐 내년 6월께 새로운 회계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최중경 회장은 이날 회계법인이 그 동안 해왔던 인수합병(M&A) 중개업무를 규제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M&A는 실사와 회계, 세무, 법률문제 해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작업이기 단순 투자중개업으로 봐선 안 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M&A는 주식이 이전되는 형태를 취하고는 있지만 단순히 주식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기업 경영권을 얻기 위해 실사와 세무, 법률문제 해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작업"이라면서 "자본시장법상의 투자중개 개념과 혼동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회계법인의 M&A 중개업무 규제는 최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M&A 중개업무의 등록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촉발됐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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