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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스마트폰·자동차 '제2의 조선업' 될 것…선제적 구조조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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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반기 산업별 전망 보고서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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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주력 분야인 스마트폰·반도체 등 전자업종과 자동차업종이 ‘제2의 조선·철강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6일 발표한 ‘2016 하반기 산업별 전망 보고서’에서 글로벌 수출 포트폴리오(전 세계 수출 중 특정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와 한국의 수출 포트폴리오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일부 전자제품과 자동차업종이 장기 불황의 터널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글로벌 시장과 수출 포트폴리오 갭(간극)이 클 경우 불황기에 진입하면 필연적으로 리스크(위험)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한국은 전체 수출 중 ㄱ업종이 10%를 차지하는 반면 세계적으로는 ㄱ업종이 전체 수출금액의 4%만 차지하는 등 차이가 크면 세계경제가 불황에 빠졌을 때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ㄱ업종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조선업의 경우 글로벌 수출 비중은 3~4% 수준인데 한국은 7~12%를 유지해 왔고, 철강도 지난 25년간 글로벌 수출 비중에 비해 국내 수출 비중이 항상 2~3배 높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조선·철강의 불황은 ‘예견된 참사’였던 셈이다.

이 연구위원은 “조선과 철강 외에도 전자제품과 자동차의 수출 포트폴리오 갭이 큰데, 현재는 성장성이 높아 심각한 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시장이 둔화되는 순간 급격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 주력품목인 스마트폰의 경우 선진국 시장의 포화와 신흥국 수요부진의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 어려움이 예상된다. 반도체는 가격 하락과 함께 업종 불황까지 관측되는 형편이다. 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부터 이미 본격적인 불황기에 진입했다. 중국업체들이 TV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이미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적자로 전환했고,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2018년이면 중국이 양과 질 모두에서 한국보다 확고한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중국을 진앙으로 하는 공급 과잉으로 인해 액정표시장치(LCD), 발광다이오드(LED), 스마트폰은 이미 ‘레드오션(경쟁이 치열해 성공을 낙관하기 힘든 시장)’으로 변했고 2차전지,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도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적 수출 품목인 자동차도 최근 원화가치의 하락은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지만, 신흥시장 의존도가 높아 수요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저유가로 신흥시장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국내 공장의 수출물량이 감소하고, 브라질·러시아 등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으로 원·달러 약세 효과가 희석될 것으로 관측됐다. 보고서는 “아직 공급과잉 이슈가 심각하진 않지만 수요가 정체되는 순간 불황이 시작될 것이고 수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한국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올 하반기 7개 불황 업종으로 조선·해운·철강·비철금속·섬유·일반기계·디스플레이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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