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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구조조정에 브렉시트까지…은행권 채용시장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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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대졸 공채, 신한銀 만이 유일

하반기 공채, 대부분 일정·규모 미정

저금리와 구조조정 여파 등 채용 시장에 악영향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조선·기업 구조조정에 이어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브렉시트·Brexit)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은행권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은행권 채용시장도 덩달아 얼어붙고 있다. 상반기 대졸 공채는 거의 전무했었고, 하반기에도 아직 채용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은행이 많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중 올 상반기 대학교 졸업자 대상 공채를 진행한 은행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신한은행은 현재 상반기 채용을 위한 최종면접을 진행하고 있고, 총 1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지난해 5개 주요 은행이 상반기에만 558명을 채용한 것을 고려하면 약 18%에 불과한 수치다. 더욱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에도 은행권 상반기 채용인원이 800명 수준이었고, 올해와 마찬가지로 채용 시장이 경색됐던 2014년 상반기에도 5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았던 것을 비춰보면 올 은행권 상반기 채용규모는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반기 역시 은행권 채용시장의 상황은 밝지 않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올 하반기 각각 240명, 3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등 예년 수준의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나머지 은행은 대졸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고는 있지만 아직 일정과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올 상반기엔 대부분 은행이 대졸 공채를 진행하지 않아 하반기 공채를 아예 하지 않는 일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채용 규모는 저금리와 구조조정 등 여러 이슈가 섞여 있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채용시장의 한파는 은행업계가 직면한 경영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저금리 기조 심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해운·조선업계를 필두로 한 기업 구조조정 문제 등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에서 인건비를 줄여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3조5000억원으로 전년(6조원)보다 무려 42.6% 급감했다. 저금리 기조로 이자이익이 줄어든데다 부실 대기업의 여신에 대한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키로 하면서 이러한 추세는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특수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이 조선·해운·건설·철강·석유화학 등 5대 취약업종에 대해 추가로 쌓아야 할 충당금이 16조원에 달한다는 전망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정현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국내 은행권은 최근 조선·해운 등 경기민감업종의 구조조정 확대에 따른 대손 부담 확대로 큰 폭의 수익성 저하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인 순이자마진이 이달 기준금리 인하로 재차 하락이 불가피해 수익성 저하 추세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브렉시트의 현실화는 은행권 불확실성에 기름을 부었다.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등을 통해 통화완화정책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완화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보이고, 한국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이는 은행 순이자마진(NIM)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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