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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브렉시트 '물동량·선박발주' 줄면 '조선·해운' 구조조정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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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쇼크]영국發 쇼크, 국내 취약업종 구조조정 영향 불가피...조선·해운사 정상화 '불확실성' 가중]

머니투데이

한진 코리아(HANJIN KOREA)'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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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세계 경제가 요동치면서 국내 조선 3사와 양대 국적 선사의 구조조정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 유럽발 쇼크로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면 물동량과 선박 건조 수요가 감소해 조선과 해운업종이 모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와 해운사들은 '브렉시트'가 구조조정에 미칠 영향이 단기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입장이지만 글로벌 경기와 금융시장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황 침체로 조선과 해운산업이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브렉시트라는 대형 외부 악재가 등장해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됐기 때문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두 국적 선사에 대한 구조조정은 수 개월간의 고비를 넘기며 적잖이 진행된 상태다. 현대상선은 채권 금융회사에서 빌린 채무와 사채, 주요 선주의 용선료 조정에 성공해 경영 정상화를 향한 9부 능선을 넘어섰다. 한진해운은 운영자금 부족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용선료 조정에 본격 착수하는 등 회생을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운사들은 세계 교역량 감소에 따른 물동량 축소가 가뜩이나 어려운 영업 환경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선박 공급 과잉으로 글로벌 해운시장이 위축된 데 더해 물동량이 줄면 운임 하락이 가팔라져 수익성과 재무구조에 큰 짐으로 작용한다.

해운사들은 환율과 금리, 유가 등에도 매우 민감하다. 배를 사거나 빌릴 때 달러화 등 해외 통화로 결제한다. 외화부채 비중도 높다. 선박 운영비용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최대 30%에 달한다.

업계는 일단 환율과 금리 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브렉시트로 달러화 강세, 원화 약세가 진행되면 외화 빚 부담이 늘지만 달러로 받은 이익이 상쇄하는 구조여서다. 세계 경제 위축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더라도 금리인하 혜택이 미미하다는 점은 부담이다. 재무위기로 정상적인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아 고금리로 돈을 마련해 왔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환율과 금리 유가 등 주요 지표의 변동성 확대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채무 조정이 상당히 이뤄져 금융 비용 측면에서의 우려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면서도 "브렉시트가 국제 무역량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사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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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용접공이 작업에 임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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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의 사정도 비슷하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비핵심자산매각과 유상증자, 인력감축 등을 골자로 하는 10조 300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영국의 EU 탈퇴로 글로벌 자금시장이 경색되고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어 자구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가장 걱정스러운 점은 '수주 절벽'의 장기화다. 최근 들어 간간이 전해진 수주 소식에 조선 경기 회복 기대감이 없지 않았으나 자금시장 경색으로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되면 일감 확보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주요 선주들이 유럽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수주가 되살아나지 않을 경우 국내 조선 3사가 직접 타격을 입게 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영국에는 조디악 외에는 주요 선주가 없어 브렉시트가 당장 발주 가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브렉시트의 중장기적 영향인 글로벌 경기 침체가 결국 다른 EU 선주들의 발주를 주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살아나려면 글로벌 해운시장이 정상화돼 선박 발주가 많아져야 하는데 '브렉시트'가 이런 선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 최우영 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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