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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요란했던 조선업 구조조정…빅3‘자구안 승인’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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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조선사간 통폐합·매각 계획없어

업계 “이대론 2018년 구조조정 또 필요”



45일전,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조선업 전반에 위기가 닥쳤다며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임 위원장은 지난 4월 26일, 범정부 ‘제3차 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를 주재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선업계가 특히 어려운 경기민감업종이라며 중소조선사들의 통폐합ㆍ매각등을 포함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 말했다.

이에 따라 향간에서는 Big3(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ㆍ현대중공업)간의 인수합병이나 방산분야 분할 합병등 빅딜설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8일 내놓은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의 핵심은 Big3의 자구안을 승인하는데 그쳤다.

임 위원장이 직접 예고한 중소조선사들간의 통폐합이나 매각 계획도 없이 “현재의 유동성 상황을 볼 때 내년까진 버틸만 하다”며 모두 살리겠다는 입장이다.

예고했던 ‘강도높은 구조조정’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선 3사가 내놓은 자구안 규모는 총 10조3500억원 규모이다. 수주가 전망치보다 더 나빠질 경우를 대비한 비상 계획까지 합치면 15조9000억원 규모다. 물론 이 안에는 순차적인 도크 폐쇄, 자회사 매각 및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오는 2018년까지 설비규모를 약 20%정도 감축하고 인력은 외주인력까지 합해 30%정도 줄이겠다는 생산능력감축안도 들어있긴 하다. 그러나 현재의 Big3와 중소조선사들까지 모두 유지하면서 과연 과잉생산과 수주절벽, 중국발 저가수주를 버텨내고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자구안의 규모가 적정한가 하는 의문도 제기된다. 미래에 대한 전망을 너무 밝게 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부가 조선3사들의 자구안을 승인한 근거는 소위 빅3의 수주전망치에 있었다.

대우조선해양은 향후 3년간 연평균 81억달러(과거 6년 평균의 66%), 현대중공업은 156억달러(85%), 삼성중공업은 55억달러(50%)를 수주한다고 보고 이런 상황에선 10조 수준이면 견딜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올해 한국 조선사 전체가 수주한 선박은 5월까지 14척ㆍ27만CGT에 그치는 등 실제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올해 5월까지 수주실적이 전무한 상황이다. 정부가 2018년까지 버티면 세계 조선시장이 살아난다고 전망하는 것도 영국 조선ㆍ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의 전망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늘어난 물량을 중국이 저가수주 공세로 대부분 먹어간다면 한국 조선사들이 손 쓸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수선박 등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분야만 남기고 일반상선등 중국과 격차가 크지 않은 부분은 과감히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태로 가면 2018년에도 다시 한번 조선업 구조조정이 필요하게 될 수 있다”며 “지금은 인수ㆍ합병등의 더 강한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오는 8월까지 조선협회가 주관, 조선업종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실시한 뒤 업계가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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