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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구조조정 여파에 몸집 줄이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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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조선ㆍ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으로 충당금 부담을 안게 된 은행권도 자체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조직 자체를 축소하는가 하면 부동산 등 불필요한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 건전성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조직ㆍ지점 통폐합하고 =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오는 7월 1일자로 조직을 개편하고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계열사 홍보, 교육 등 ‘지원부서’ 조직을 모두 지주에 통폐합하면서 본격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는 것이다.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보험, NH농협손해보험 등 자회사 홍보조직이 지주 홍보실에 통폐합되고 자회사 홍보실에 각각 있던 부장 직급도 없애고 ‘팀 제’로 운영될 방침이다. 협동조합 교육 관련 부서도 통폐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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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농협금융은 조선, 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장 법정관리를 신청한 STX조선의 경우 지급보증(RG) 잔액 7000억원 가량이 손실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에 대한 추가 충당금도 적립해야 한다. 때문에 NH농협은행의 경우 하반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지주차원에서 회계 손실을 한꺼번에 장부에 반영하는 ‘빅배스’를 추진하는 만큼 조직의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 조직의 체질 개선과 비용 효율성 확대, 위기 극복을 위한 전사 조직개편도 구상하고 있다. 이미 외부 컨설팅업체인 AT커니를 통해 조직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지원 조직 통폐합에 이어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설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안에 50개 가량의 점포를 통폐합과 자산 매각 등 경영 효율화를 위한 방안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6ㆍ8 구조조정 방안에 따라 조직 축소가 불가피한 KDB산업은행은 선제적인 지점 폐쇄로 불필요한 조직 개편에 들어갔다. 산은은 지난달 27일 서울 개포지점을 폐쇄했다. 산은이 영업점을 폐쇄하긴 지난 2002년 강주 원주지점 폐쇄 이후 처음이다. 본업이 아닌 개인금융을 축소하는 대신 본업인 기업 구조조정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산은은 민영화 이후 산은금융지주와 정책금융공사로 분리되면서 소매금융 강화를 이유로 지점 수가 2011년 60곳에서 지난해 82곳까지 늘었다. 산업은행은 남은 81곳의 지점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지점 감축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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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자산도 매각하고 = 건전성 강화를 위한 자산 매각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조선ㆍ해운 관련 기업들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정상이었던 대출이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될 경우 은행들은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은 서울 중구 을지로 별관 사옥과 익산 합숙소 등의 매각과 임대를 추진 중이다. 재건축 중인 서울 을지로 본점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통부와 함께 외환은행 통합으로 발생한 중복점포 60개를 대상으로 뉴스테이와 연계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안에 9건의 유휴부동산을, 우리은행도 15건의 유휴 부동산을 정리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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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이 불필요한 영업점 등을 정리해 현금화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금융사들은 주로 매각후 재임대(세일 앤드 리스백) 등의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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