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11조펀드, 철강·건설·유화학 구조조정도 감안"

[6.8 기업구조조정]"조선과 해운 구조조정 여파 5~8조원으로 산정"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 및 국책은행 자본확충 등 보완방안' 관계 부처 합동브리핑에서 구조조정 추진계획을 밝히고 있다. 2016.6.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정부가 총 12조원의 자본확충 방안을 마련하고 업종별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12조원 가운데 11조원은 한국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자본확충펀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11조원 자본확충펀드는 필요할 때마다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캐피탈콜방식이다. 한국은행이 기업은행에 10조원을 대출하고, 여기에 기업은행이 1조원을 보태 11조원을 조성하게 된다. 정부는 이 펀드와 별도로 1조원 출자를 계획하고 있다.

정부는 구조조정 여파에 대비해 총 12조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했지만 실제로 이 금액이 모두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 일단 구조조정 대상기업인 조선3사와 해운2개사가 채권단에 제출한 10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 내에서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를 대비해 정부 차원에서 자본확충방안을 마련해놓은 것이다.

정부는 8일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 및 국책은행 자본확충 등 보완 방안관련 브리핑에서 "충실한 방어막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11조원이라는 규모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조선과 해운에 소요되는 국책은행 자본은 5~8조원가량으로 산정했다. 이렇게 산정한 근거에 대해 정부는 "조선·해운은 각각 어떤 모습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지 시나리오를 짰다"며 "국책은행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공급할 수 있는 재원 규모를 산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과 해운 구조조정 소요비용을 5~8조원으로 잡고, 철강·건설·유화학·기타 업종의 구조조정시 필요 재원까지 감안해 자본확충펀드 규모를 11조원으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기타 업종의 부실 요인도 산정하고 검토했다"면서 "개별 기업의 요인뿐 아니라 부실 발생율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구조조정 상황에 맞춰 과거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여지를 시나리오화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현대중공업 자구안을 보면 비상시 3조6000억원을 추가한다고 돼 있는데.
▶현대중공업이 당장 실시해야 할 자구계획 규모는 3조5000억원이다. 그러나 수주액이 전망했던 것보다 훨씬 떨어지거나 악화되면 추가적인 자구노력을 통해 유동성을 보완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3조6000억원으로 잡아두고 있다. 3조6000억원이 어느 시점에서 구현될 것인지는 조선업황과 해당업체의 유동성, 재무구조에 달렸다.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수주목표 62억달러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데…모든 자회사를 매각하기로 한 상황에서 2조원 이상 컨틴전시 플랜은 어떻게 가능한지.
▶올해 수주액이 30억달러대로 떨어진다면 과거 5년동안 대우조선해양의 수주규모인 100억~120억달러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건조중인 해양플랜트 등에 추가 비용이 들고 인도가 지연되는 등 경영상황이나 여건이 나빠지는 경우를 상정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했다. 어떤 상황이 오든 대우조선이 유동성 부족을 스스로 해결하고 재무구조도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별도의 컨틴전시 플랜을 2조원으로 잡아뒀다. 인력 재조정, 설계감축 등에 소요되는 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관계장관회의가 구조조정 권한을 행사하고 책임지는 정부의 공식 컨트롤타워라고 보면 되는지.
▶그렇다.

-한은이 10조원 대출한다고 하는데 구조조정이 완료된 시점에서 회수하지 못하면 이에 대한 보증과 지급 책임은 누가 지는가.
▶정부가 같이 회수 노력을 한다고 발표했다.

-한은의 10조원 대출은 '한은'법 몇조에 의거한 것인가.
▶한은법 1조 목적과 64조에 의거한 것이다. 64조에 따르면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하는 바에 따라 금융기관 여신업무를 할 수 있다. 펀드는 한은이 기업은행에서 대출한 자금 10조원과 기업은행이 자산관리공사(캠코)의 후순위대출로 마련한 1조원으로 조성된다. 자산관리공사(캠코)가 펀드를 설립하고 운영을 맡는다.
전제는 국책은행이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수행하도록 자본력을 강화한다는데 목적이 있다. 산은은 연간 67조원의 자금을 시중에 공급하고 있다. 이 중 20조원은 신성장산업에 지원한다. 수출입은행은 약 80조원이 넘는 자금을 무역금융으로 바꾼다. 국책은행인 두 은행에서 건전성 문제가 일어나고 걸림돌이 돼서 시장에 충분한 자금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면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위축된다.

-산은과 수은의 자구안을 통해 얼마를 마련하는지.
▶임금뿐만 아니라 조직, 예산 등 광범위한 조치를 포함하는데 이를 묶어서 계량화할 수는 없다. 9월까지는 산은·수은의 전반적 조직·기관에 대한 평가를 통해 쇄신방안을 별도로 구축할 것이다. 그런 게 총체적으로 다 이루어질 때 얼마나 계량화할 수 있을지를 8월까지 산출해보겠다.

-관리감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운영위원회를 만들어서 세칙을 결정할 것이다. 구성에 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여러 의견을 반영해서 구성할 것이다.

-구조조정 상황이 악화될 경우 추가로 확충해야 할 재원을 5~8조원으로 산정한 근거는.
▶지원 자금을 마련할 때 원칙은 '신속하게, 선제적으로, 충분히'다. 소요액은 3가지 분류에 의해 추정했다. 조선·해운은 기업규모와 업종별로 그룹화하고, 업종별로 어떤 모습의 구조조정을 진행할지 시나리오를 짰다. 조선해운뿐만 아니라 철강·건설·유화학·기타 업종의 부실 요인도 산정하고 검토했다. 개별 기업의 요인뿐만 아니라 부실 발생율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구조조정 상황에 맞춰 과거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여지를 시나리오화했다. 또 국책은행이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한 금융공급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규모를 산출했다. 이 3가지 요인을 합해서 5~8조원을 산정한 것이다. 어느 기업에 어떤 시나리오를 적용했는지는 개별 기업의 신인도 문제 같은 것 때문에 연결해서 설명하기는 어렵다. 산출 방식에 대해서만 설명할 수 있다.

-내년 예산에 산은·수은의 5~8조원 현물출자를 반영한다고 했다. 최악의 경우 구조조정 상황이 5~8조원을 뛰어넘는 수준이 된다고 본 것인지.
▶완전하고 충실한 방어막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11조원이라는 규모를 설정한 것이다. 수은에서 현물출자를 하는 이유는 구조조정 부담이 산은보다 깊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적정 BIS 비율이 수은은 10.5%, 산은은 13%인데 현재 수은의 BIS 비율은 9.9%, 산은은 13.9%다. 수은의 현물출자를 통해 자본력을 우선 보완하려 한다.

-중소 조선사에 대해서는 추가지원이 없다는데, 대우조선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자금지원 여지가 있는가.
▶신규 자금지원 계획은 없다. 다만 자구노력은 기본적으로 시간이 필요하고 한번에 이뤄지지 않는다. 유동성 부족 시기와 매치되지 않을 수도 있다. 미스매치에 따른 불균형 문제는 일부 은행에서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 중소조선사의 경우 여러 회사가 있기 때문에 기본적 원칙을 정했다. 기업에 따라 상황은 다르지만 추가 신규자금 지원은 없다. 자구에 의해 자금을 조달하고, 만약 자금이 부족하면 기업의 처리 방향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것이다.

-조선3사의 구조조정 방안으로 항공우주산업(KAI)의 경우처럼 합치는 방향도 거론되는데.
▶조선협회 주관으로 조선3사도 참여하는 컨설팅을 7월말이나 8월초까지 진행한다. 그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 갈지에 대해서는 업계 자체에서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산은 인력을 줄이겠다는 발표와 전문인력을 확충한다는 발표가 동시에 나오는 것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
▶산은은 구조조정 경험이 많고 기업을 가장 잘 아는 최고의 구조조정 전문집단이다. 여신의 규모나 전문성으로 볼때 구조조정의 중심 기관이 돼야 한다. 그간 산은은 정책 분야를 떼어냈다 합치는 등 정체성 혼란을 겪었다. 이번 정부에서는 정책금융기관으로써 산은의 역할을 자리매김하고 이를 충실히 해나가도록 하고 있다. 인력을 줄인다는 것은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효율화한다는 의지다. 전문성 보완의 경우 산은이 앞으로 구조조정을 위해 해야 할 역할과 기능이 더 있고 이를 잘해야만 국가경제가 버틸 힘이 생긴다는 점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보완하고 회장 직속 보장기구까지 만들어서 외부 전문성까지 보태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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