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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하반기 크레딧시장, 구조조정 충격 크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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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조선 구조조정 윤곽…타 업종·기업 범위 축소

작년 대조양 사태 이후 기관투자자 익스포저도 줄어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해운·조선업종을 필두로 산업·기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면서 크레딧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구조조정 여파가 지난해 하반기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 사태로 큰 충격을 받은 이후 가뜩이나 처져 있는 크레딧시장의 분위기를 더 가라앉게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이 이미 수년 전부터 예견돼 왔던 만큼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산업 구조조정 방향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먼저 해운업종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양대 해운사의 국책선사화로 가닥이 잡혔다. 난항을 겪던 용선료 인하 협상에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현대상선은 해운동맹 가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한진해운은 새 해운동맹 가입 후 용선료 협상에 들어갔다.

조선업종은 중소형 조선사 정리가 주요 골자다. STX조선해양이 3년간 4조5000억원 이상을 지원받았음에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중국 조선사들과 경쟁력이 비슷한 수준의 중소형 조선사들을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조선사는 사측의 자구노력에다 채권은행 지원이 병행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구조조정 대상 업종으로 거론됐던 철강업종은 중국 철강업체들의 구조조정으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고 석유화학업종도 지난해부터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실질적으로 정부 구조조정 대상업종에서 빠졌다. 건설업종의 경우 이미 20여개의 중견업체가 퇴출당한데다 지난해 국내 주택건축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 개선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은 작다.

크레딧시장 관계자들은 구조조정 대상 업종과 기업의 범위가 당초 예상보다 좁은데다 대상에 포함된 업종과 기업들의 위험성을 일찌감치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구조조정의 충격파가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기관투자자들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해운·조선업종에 대한 주요 기관투자자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많이 줄어든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는 견해다.

황수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운·조선업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우량 크레딧물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최근의 모습은 구조조정 대상 업종과 기업에 대해 시장이 몇 년 전부터 반영해온 측면과 양호한 크레딧 수급여건이 한몫하고 있다”며 “향후 전혀 예상치 못한 기업의 크레딧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한 기업구조조정이 크레딧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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