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전 장관 "구조조정, 타깃·전략 모두 잘못"

"한은 본연의 원칙 지키되 고용·성장에 적극 나서야"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한국은행에서 조찬 강연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 News1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구조조정은 타깃도 중요하지만 전략과 전술도 중요하다, 이번 구조조정은 타깃도 불분명하고 전술도 크게 잘못됐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공짜 점심은 없다(Freedom is not free, NO free lunch)'를 주제로 조찬 강연을 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진행하는 구조조정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번 강연은 한 달 전 한은이 윤 전 장관에게 직접 요청해 성사됐다.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이 한은 내부 행사에 강연자로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윤 전 장관의 한국은행 방문은 7년 만이다. 최근엔 기업 구조조정 방안과 관련한 쟁점에 대해 정부와 한은이 맞서고 있어 민감한 상황이다.

윤 전 장관은 현 구조조정의 산업재편 방향부터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자금조달 등의 문제는 밑그림을 제대로 그린 이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조선업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등의 산업재편 밑그림을 경제부총리가 조정해야 한다"며 "그 것을 엉뚱하게 금융위원회가 하고 있다는 것부터 순서가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은의 적극적인 역할도 주문했다. 강연에서도 대내외 경제 이슈 속에서 정부와 중앙은행의 역할이 주로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과 성장을 위해서 한은이 본연의 원칙을 지키는 선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내용이다.

윤 전 장관은 "세계 중앙은행이 고용이나 성장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은도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소극적으로 방어할지, 적극적으로 수용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나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나 정부는 나라 경제를 이끌어가는 두 축이니 이슈에 대한 인식 공유가 필요하고 그래야 합당한 정책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강연했다"며 "중앙은행이 적극 나서야 할 필요는 있으나 원칙을 파괴해서는 안 되고, 정부도 중앙은행의 고유 역할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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