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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조선·해운 구조조정]조선 빅3 자구 계획 ‘최소 6조’ 제조업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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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본사 사옥 매각 가속도…이르면 오늘 우선협상자 선정

삼성중공업엔 그룹 차원 대책 요구 가능성…긴축 강도 더 세질 듯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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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빅3’가 내놓은 자구안 규모가 국내 제조업 구조조정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소한 6조원대로, 상황에 따라 액수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이 추가 자구안을 제출하는 이번주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대량 인력 감축 등 후폭풍도 거세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할 자구 계획 규모는 총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냈던 1조8500억원과는 별개로 규모를 7500억원 더 늘린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추가 자구안 규모만 2조~3조원대로, 1차 자구안과 합치면 5조원대에 이른다는 말도 나돈다. 대우조선이 7개월 만에 자구안을 추가한 데는 지난해 4조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받았기 때문에 정부 압박에 기존보다 강도 높은 긴축안을 내놨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추가 자구안에는 사무직과 생산직 등 인력 추가 감축과 임금체계 및 조직 개편을 비롯해 선박블록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 산둥조선소를 매각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잠수함·전투함 등을 생산하는 방산 부문에 대해서는 자회사로 전환해 상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서울 중구 본사 사옥 매각도 속도를 내 이르면 2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3개 업체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매각가는 18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2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제출한 자구안 규모를 2조원가량으로 잡았다. 현대미포조선 등 전 계열사 임원의 급여 반납과 시설 투자 축소 등을 통해 5000억원 이상을 아낄 계획이다. 희망퇴직 대상자도 과장급 이상 사무직원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생산직으로 확대했다. 비핵심 사업인 금융 계열사와 호텔 사업 등은 지분 매각을 통해 정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7일 산업은행에 1조8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놨다. 자구안에는 임원 및 조직 축소, 희망퇴직을 통한 추가 인력 감축, 임금 동결 및 삭감, 도크(선박건조대)의 순차적 폐쇄, 비핵심자산 매각 강화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은과 금융당국은 자구안만으로는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삼성그룹 차원의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구안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3사 모두 정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조선 및 해양플랜트와 상관없는 사업은 매각하고 감축 인원 대상을 전 직급으로 확대하겠다는 게 자구안의 골자”라고 말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서 노사 간 갈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정부 주도의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으며, 현대중공업그룹에서는 사무직 근로자들 사이에서 노조 설립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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