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에 합병되는 대우증권(미래에셋대우), KB금융으로 넘어가는 현대증권의 구조조정이 유력한 데다 현대중공업 계열 하이투자증권까지 매각설에 휩싸이면서 엉덩이를 들썩이는 증권맨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모그룹이 경영난에 직면한 하이투자증권은 작년 3월, 941명이던 직원 수가 올 3월 현재 834명으로 100명 넘게 줄어들었습니다.
인력 구조조정을 앞두거나 이미 진행 중인 이들 증권사에선 직원들이 새 일자리를 알아보느라 바쁘다고 합니다. 남들보다 빨리 움직여야 처우면에서 손해를 덜 본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경쟁 증권사는 물론 자산운용사, 사모펀드(PEF), 제2금융권까지도 새 직장 후보군에 넣고 일자리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합니다.
통상 계약직 비율이 높은 증권업계는 이직이 잦은 편입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직장을 옮긴 증권맨이 약 1000명으로 추정될 정도입니다.
전문성을 따지는 업계 특성상 인력 풀(pool)이 제한돼 있고, 이직 후 업무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이직 리스크(위험)’가 낮다는 점도 ‘잦은 이직’의 요인이 됩니다. 그런데 최근 증권맨들의 이직은 자의(自意)보다는 M&A(인수·합병)를 통한 업계 재편, 증시 침체와 증권사 수익성 악화 등 주로 외부 요인에 의한 것입니다. 계약직 비율은 점점 높아져 올 1분기 말 증권사 내 계약직 비율이 20.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앞으로 이직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어려워진 업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개인이 더 나은 직장을 찾아 움직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몇 년 전만 해도 대학생 선망 직종으로 꼽히던 ‘증권맨’들이 이직에 몰리는 현실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낍니다.
[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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