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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깜깜이 구조조정]조선 3사 “몸집 줄여야 산다”…줄줄이 ‘도크 폐쇄’ 들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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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도 폐쇄 검토 중

업계, 2만~3만명 실직 예상…하청기업 포함 땐 5만명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생산능력 감축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해안은 물론 육상에도 조선소를 만들어 생산력을 키워왔던 조선사들이 ‘몸집 줄이기’에 들어가는 것이다. 선박을 건조하는 작업장(도크)들의 잇단 폐쇄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추가 자구안 확정을 앞둔 대우조선해양이 도크를 순차적으로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우조선은 2019년까지 직원 2300여명을 더 줄이고, 본사 사옥 등 자산을 팔아 1조85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채권단은 추가 긴축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력 감축뿐 아니라 도크 일부의 문을 닫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9일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며 이미 도크의 순차적 잠정폐쇄를 결정한 바 있다. 당분간 수주 절벽에 따른 실적부진이 예고돼 있어 효율성이 떨어지는 도크부터 가동을 중단해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올 1분기 흑자를 낸 현대중공업보다 실적이 좋지 않은 대우조선도 비슷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번주 안으로 채권단에 자구안을 내야 하는 삼성중공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올해 신규 수주가 전혀 없다. 대우조선도 수주 선박이 2척에 불과하다.

조선 ‘빅3’가 가진 조선소는 현대중공업이 11개, 삼성중공업이 8개, 대우조선이 6개다. 수주 잔량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삼성중공업이 각 213척, 144척, 106척씩 남아 있다. 이는 최대 2년치 일감 수준으로 당장 하반기까지 추가 수주를 하지 못하면 내년 하반기에는 일거리가 없어 비어 있는 도크가 생겨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내년 일감은 있기 때문에 지금은 모든 도크가 가동되고 있지만 수주가뭄이 이어지면 문 닫는 곳들이 나올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도크들의 줄폐쇄는 조선업종 인력의 대량 실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조선은 국내총생산(GDP)의 2%를 차지하는 철강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 가능성도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인력의 10~15%인 2만~3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정부·업계는 추정한다”며 “하청기업을 포함하면 최대 5만명의 실업자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3만명이 실직하면 실업률이 현재 3.95%에서 4.06%로, 5만명일 경우 4.13%로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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