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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시민과 가까이" 이달 취임하는 정연순 민변 신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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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첫 경선 통한 선거에서 당선… 첫 여성 회장이기도

"공익인권변론센터 안착에 노력… '국정원 댓글 사건' 같은 일에 단호히 대처할 것"

대규모 대리인단 꾸린 '가습기 살균제 사건', "법률지원 강화하고 입법의견 제시"

뉴스1

정연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신임 회장이 서울 서초구 민변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4.25/뉴스1 © News1 임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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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대용 기자 = "시민들과 더욱 가까이 하는 법률가 단체로서 공익과 인권에 헌신하고 기여하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의실에서 만난 정연순 변호사(50)는 회장 임기 2년의 화두로 '시민과의 결합'을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3월 14일 민변의 제12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이번 회장 선거는 1988년 민변 설립 후 사상 처음으로 경선을 통해 치러져 법조계 안팎을 비롯한 시민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총 투표수 655표 중 400표(61.07%)를 얻어 당선된 정 변호사는 '민변의 첫 여성회장'이 된다.

"개인적 영예라기보다는 여성 후배들이 봤을 때 '우리 여성 선배가 회장이 되었구나'하는 격려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기쁩니다. 앞으로 더 잘해야겠죠."

정 변호사는 회칙에 따라 정기총회가 열리는 이달 28일부터 회장 임기를 시작한다. 당선 후 그는 2년 동안 민변의 활동을 함께 고민할 사무총장과 비상근 사무차장을 지명하고 총회 준비와 새로운 사업계획을 논의했다.

정 변호사는 "민변은 사무총장의 역할이 중요한 조직"이라며 "2년을 함께 할 사무총장으로 노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문대 변호사를 지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 노동문제가 중요한데 강 변호사는 노동위원장으로서 탁월한 업무능력과 전문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경선에서 상대 후보였던 이재화 변호사도 본인이 회장되면 사무총장으로 모시고 싶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밝혔을 만큼 두루 신망을 얻은 분"이라고 설명했다.

민변은 지난달 21일 공익인권소송을 전담해 기획·진행하는 공익인권변론센터를 출범시켰다. '산파' 역할을 한 정 변호사는 센터의 안착을 임기 중 주요 목표로 꼽았다.

"현 집행부에서 부회장을 하면서 조직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했어요. 공익과 인권 두 가지 측면에서 조금 더 폭넓은 기획변론을 하고 회원들과 적극적으로 시행해 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는데 2년의 준비작업을 거쳐 이제 출범했습니다. 아주 큰 성과까지 바라진 않지만 무난하게 안착하면서 시민들에게 제도적으로나 구체적 사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려 해요."

센터는 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 등의 요청에 따라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넘겨주는 '통신자료 제공' 제도에 대한 헌법소원을 첫번째 소송으로 정하고 조만간 헌법소원을 내기로 했다.

정 변호사는 "출범 후 첫 소송인 만큼 모든 시민들의 인권과 관련된 소송을 다루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개인의 통신자료가 중요한 시대에 본인의 정보가 국가기관에 왜 넘어가는지 알 길이 없는 현 상황에서 국가권력의 감시와 견제가 가능한 제도적 정책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헌법소원을 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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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신임 회장. 2016.4.25/뉴스1 © News1 임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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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변호사는 국가권력에 대한 감시자로서 법률가 단체인 민변의 역할을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정 변호사의 임기는 박근혜 정부 하반기와 겹친다.

"제 임기 중에 대통령 선거가 있고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이 교체됩니다. 큰 선거를 앞두고 '국정원 댓글 사건'처럼 민주주의의 기반을 흔드는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 법률가단체로서 민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또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주요 인사가 교체되는 시기인 만큼 어떻게 사법부가 개혁돼야 할지 전문가 단체로서 시민사회와 토론하고 의견을 모으려 합니다."

14개의 위원회가 각자의 전문성에 맞춰 사회적 현안에 대응하는 민변은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환경보건위원회를 비롯한 전체 소속 변호사들이 대규모 대리인단을 꾸려 집단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정 변호사는 "이미 개별적인 소송들이 진행된지 시간이 흘렀음에도 민변이 나서게 된 것은 이 문제가 개별 피해자와 기업간의 손해배상 책임을 얼마로 하느냐의 문제를 떠나 다시는 반복되어선 안될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 때문"이라며 "이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에 대한 법률지원을 강화하고 가습기피해자구조법 등 국회입법 의견제시 등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민변을 2년간 이끌 회장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정 변호사는 "취임 전 시민단체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만나 한국사회와 법률가 운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임 후 2년에 대해 묻자 "시민과 함께"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저희 민변은 법률가 단체입니다. 법률가 단체는 실증적 법률을 다루기도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헌법적 가치와 인권의 문제를 다룹니다. 2년간 시민들 가까이에 함께 하면서 우리사회가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뒤에서 더 노력할 생각입니다."
da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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